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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진단받으면 감형될까 —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와 책임능력 정리

법률정보2026년 5월 19일

사이코패스 진단받으면 감형될까 —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와 책임능력 정리

최근 흉악범죄 보도가 이어지면서 검색창에 한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사이코패스입니다.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같은 질문이 따라옵니다. 사이코패스로 진단받으면 형이 줄어드는가, 무죄가 되는 경우도 있는가, 변호사 시각에서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는가. 13년차 변호사로 형사 사건을 다뤄오면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이고, 동시에 통념과 실제 법원 판단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오늘 차분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핵심 정리

사이코패스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형이 감경되지 않습니다. 한국 법원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사이코패스)를 그 자체로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로 보지 않는 경향이 일관됩니다. 오히려 양형 단계에서 재범 위험성 가중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 법조문: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인) 마지막 개정: 2018년 12월 18일 (필요적 감경 → 임의적 감경)


1. 형법 제10조가 말하는 심신장애란 무엇인가

형사 책임능력의 출발점은 형법 제10조입니다. 조문은 세 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항은 심신상실입니다.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합니다. 책임능력 자체가 없으므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2항은 심신미약입니다. 위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2018년 12월 18일 개정 전에는 “감경한다”였습니다. 즉,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반드시 형을 깎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된 개정으로 “감경할 수 있다”로 바뀌면서 법원 재량으로 전환됐습니다. 통칭 “김성수법”이라고 부르는 개정입니다.

제3항은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입니다.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에게는 제1항·제2항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을 할 의사로 만취한 뒤 운전해 사고를 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2. 사이코패스는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에 해당하는가

여기서부터가 통념과 실제 법원 판단이 가장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 법원은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진단 그 자체를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로 보지 않는 경향이 매우 일관됩니다.

이유는 조문 자체에 있습니다. 형법 제10조는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책임능력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 사람은 이 두 능력에 본질적 결함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무엇인지, 그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행위합니다. 결여된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며, 공감 능력 결여는 법적 책임능력의 결여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대법원도 이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는 일관된 판시가 그것입니다. 단순히 정신과적 진단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3. 정신감정 절차와 법원의 판단

심신장애 주장이 제기되면 보통 다음과 같은 절차가 진행됩니다.

1단계 — 변호인의 심신장애 주장. 통상 변호인이 피고인 측에서 주장합니다.

2단계 — 정신감정 신청.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과 전문의에게 감정을 명합니다. 공주 치료감호소 등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단계 — 감정 결과 제출. 의학적 진단명과 범행 당시 상태에 대한 의견서가 제출됩니다.

4단계 — 법원의 규범적 판단. 감정 결과는 중요한 참고자료일 뿐,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합니다. 의사의 판단과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심신장애 유무 및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감정에 의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범행의 경위·수단·범행 전후의 행동 등 기록에 나타난 관계 자료와 피고인의 법정 태도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의학적 진단과 법적 책임능력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 실무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4. 양형에서 사이코패스 진단이 작용하는 방식

여기서 흉악범죄 양형의 또 다른 갈림길이 등장합니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책임능력 단계에서 인정되지 않더라도, 양형 단계에서는 가중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형은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을 따릅니다. 그 안에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이 포함되어 있고, 재범 위험성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되면 양형이 가중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치료감호도 함께 검토됩니다. 치료감호법 제2조는 형법 제10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벌할 수 없거나 형이 감경되는 심신장애인을 치료감호 대상자로 규정합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가 심신장애로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치료감호 대상이 아닌 상태로 정상 양형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단·상태

책임능력 단계 판단 경향

양형 단계 작용

조현병 (망상·환청 활성기)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인정 가능

감경 또는 치료감호

사이코패스 (반사회성 인격장애)

통상 심신장애 불인정

재범 위험성 가중 요소

자의 음주·약물 후 범행

제10조 제3항으로 감경 배제

감경 효과 차단

충동조절장애 단독

통상 심신장애 불인정

참작 가능

5. 변호사 시각의 갈림길 — 책임능력 다툼은 신중해야 합니다

형사 사건에서 책임능력 다툼은 양날의 칼입니다. 잘못 접근하면 오히려 양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변호인이 사이코패스 진단을 주장하면서 심신장애를 다투는 경우, 법원이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진단 결과가 그대로 양형의 재범 위험성 가중 요소로 돌아옵니다. 의도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셈입니다. 그래서 책임능력을 다툴지 여부는 사실관계·증거관계·정신과적 소견을 모두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로 형사 사건을 다뤄오면서, 책임능력 다툼을 무리하게 시도해 양형이 무거워진 사건과, 책임능력 다툼 없이 양형 자료에 집중해 결과를 좋게 만든 사건의 차이를 자주 봅니다. 어느 길이 의뢰인에게 유리한지는 사건의 모든 사실관계를 함께 검토해야만 답이 나오는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형이 줄어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법원은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그 자체로 형법 제10조의 심신장애로 보지 않는 경향이 매우 일관됩니다. 오히려 양형 단계에서 재범 위험성 가중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책임능력 다툼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Q.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이라고 나오면 반드시 형이 깎이나요?

2018년 12월 18일 형법 개정 이후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종전에는 “감경한다”는 필요적 감경이었으나, 개정 후 “감경할 수 있다”는 임의적 감경으로 바뀌었습니다. 법원 재량으로 감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한 범행도 심신미약으로 감경되나요?

자의로 음주해 심신장애 상태를 야기한 경우 형법 제10조 제3항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따라 감경이 배제됩니다. 또한 음주 상태에서의 성폭력범죄 등은 별도 특례법으로 감경이 제한됩니다.

Q. 변호인이 책임능력을 다투는 것이 항상 유리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 진단 결과가 그대로 양형의 재범 위험성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사건 전체 사실관계와 증거관계를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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