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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부산 변호사 한변의 리얼상담실29] 코스피 8800, 지금 사도 되냐 묻는 사람에게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6월 5일

[부산 변호사 한변의 리얼상담실29] 코스피 8800, 지금 사도 되냐 묻는 사람에게

버는 법보다 잃지 않는 법이 먼저다 - 변호사가 짚는 광풍의 진실

얼마 전 한 사람이 휴대폰 화면을 내밀며 이렇게 물었다.

 

회사 단톡방에 코스피 8,800 캡처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온다고 했다. 옆자리 동료는 적금을 깼고, 위층 형은 살던 집 전세금까지 빼서 들어갔다고 한다. 본인만 안 하고 있으면 벼락 거지가 될 것 같은데, 막상 들어가려니 너무 오른 것 같아 무섭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사야 합니까, 아니면 떨어질 테니 인버스를 사야 합니까." 질문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요즘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이 질문에 한 줄로 "사라" 혹은 "사지 마라"라고 답하는 사람은, 솔직히 말해 점쟁이거나 무책임한 사람이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결과를 장담하지 않는다. 대신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같이 보여주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순서를 알려준다. 주식도 똑같다. 이 글은 어떤 종목을 사라는 권유가 아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위험한지, 그리고 평범한 개인이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차분히 정리한 글이다.

 

 

먼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코스피는 202662일 종가 8,801.49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사상 처음으로 8,900선을 넘어 8,933.62까지 올랐다. 이후 6월 들어 8,600선 안팎으로 한 차례 되밀렸다. 2025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가 4,214였으니, 올해 들어서만 약 109% 올라 반년도 되기 전에 두 배가 넘었다. 1년 전인 20256월 초 코스피가 2,700선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속도가 더 놀랍다. 코스피가 처음 1,000을 넘은 것은 1989년이고, 2,000을 넘는 데 그 뒤로 약 18년이 걸렸다. 3,0002021, 4,000202510월이었다. 그런데 4,000에서 5,000까지는 석 달 남짓, 5,000에서 6,000까지는 한 달 남짓, 7,000에서 8,000까지는 단 일주일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8,000을 다시 회복한 뒤 8,800에 닿기까지는 나흘이었다. 상승의 간격이 갈수록 짧아진다는 것, 이것이 차트가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7,000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시각 미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6월 초 기준 대형주 중심의 S&P5007,600,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51,0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000선에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과 금리 인하 기대가 끌어올린 결과다.

 

반면 한국의 코스닥은 사정이 정반대다. 5월 말 기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가 약 27% 오르는 사이 코스닥은 약 12% 내렸다. 같은 나라 시장인데 대형 반도체가 몰린 코스피만 날고,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이 격차 자체가 지금 장세의 성격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지수가 오르면 내 주식도 오를 거라는 착각

 

많은 사람이 "코스피가 신고가니까 내 계좌도 당연히 빨갛게 물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증시에서 빨강은 상승, 파랑은 하락을 뜻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인 사람이 더 많다.

 

어느 사상 최고치 경신일을 들여다보면, 그날 오른 종목은 80개 안팎인데 내린 종목은 800개를 넘었다. 열 종목 중 아홉 종목이 떨어진 것이다. 시장의 쏠림 정도를 보여주는 등락비율(ADR)50% 안팎으로 2020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지수는 신고가인데 대다수 종목은 약세인, 이른바 '차별화 장세'. 지수의 숫자와 내 종목의 수익률이 따로 노는 구간에 들어선 것이다.

 

62일 하루도 그랬다. 코스피는 장 초반 8,933을 찍었다가 한때 8,503까지 밀려,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약 430포인트에 달했다. 수급을 보면 그날 외국인은 66,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64,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정리하면,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가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고 있는 그림이다. 시장의 가장 윗자락에서 누가 팔고 누가 사고 있는지는, 그 자체로 한 번쯤 멈춰 생각해 볼 대목이다.

 

 

왜 이렇게까지 올랐나

 

이유 없는 폭등은 없다. 이번 상승의 8할은 AI와 반도체다.

 

2025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이 집중됐고 일반 D램 공급이 부족해졌다. 그 결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했고, 메모리 점유율 1·2위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가 함께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전체 상장사 이익의 60% 이상이 반도체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5월 들어서도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며 강한 수요가 다시 확인됐다. 지수를 끌어올린 힘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국내 요인이 더해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이른바 '주주 친화' 정책이 추진됐다. 또 하나 결정적인 것은 '머니무브'.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부동산에 묶여 있던 돈이 주식 시장으로 옮겨 오고 있다. 갈 곳을 찾던 거대한 자금이 한꺼번에 증시로 흘러든 것이다.

 

 

기관, 외국인, 개인 - 이 세 글자부터 알아야 한다

 

시장 기사를 읽으려면 매매 주체 세 가지를 알아야 한다. 어렵지 않다.

 

'개인'은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다. '외국인'은 해외 자본, 주로 글로벌 펀드와 외국 기관이다. '기관'은 국내 기관 투자자로,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은행, 증권사 등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은 자금 규모가 크고 정보·분석력이 앞서 있다고 평가된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이들이 사는 종목과 파는 종목을 눈여겨본다. 반대로 개인은 자금이 분산돼 있고 감정에 휘둘리기 쉬워, 흔히 가장 늦게 들어와 가장 비싸게 사는 자리에 놓이곤 한다.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코스피의 꼭대기에서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핵심은 코스피가 얼마까지 가느냐가 아니다

 

사람들은 "1만까지 갈까, 12,000까지 갈까"를 묻는다. 그러나 변호사의 눈으로 보면, 핵심은 '얼마까지 오르냐'가 아니라 '이 상승이 얼마나 소수에 쏠려 있느냐'.

 

숫자가 이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4% 안팎이었는데, 5월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절반인 50%를 넘어섰다. 우선주와 SK스퀘어까지 더한 상위 네 종목은 이미 코스피의 절반을 넘는다. 참고로 미국에서 빅테크 7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10년에 걸쳐 12%대에서 35% 안팎으로 올라왔다. 미국이 10년에 걸쳐 만든 쏠림을, 한국은 1년 반 만에, 그것도 두 종목으로 만든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쏠림이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엔비디아·마이크론·알파벳 세 종목이 올해 S&P500 이익 전망 상향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미국 증시의 장기 밸류에이션 지표인 실러 PER은 닷컴 버블 직전인 1999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쏠림과 고평가는 AI 시대 증시의 공통 현상에 가깝다. 다만 한국의 쏠림은 더 좁고, 더 빠르고, 한 업종에 묶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미국 빅테크는 검색·SNS·클라우드처럼 사용자를 묶어두는 플랫폼과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어, 한 번 1등이면 계속 1등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 반도체는 뚜렷한 경쟁사가 존재하는 메모리 제조업이다. 산업의 다양성도 부족하다. 결국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논리는 "대형 반도체를 안 사면 시장 평균에도 못 미쳐 뒤처진다"는 공포 하나에 가깝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것이 지금 시장이 품고 있는 가장 큰 구조적 취약점이다.

 

 

"갑자기 폭락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정직한 답은 이렇다. 이미 그런 일이 있었다.

 

올해 3,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코스피는 첫 거래일에 7%대로 빠졌고, 이튿날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채 하루 만에 12% 넘게 폭락했다. 종가 기준 하락률로는 코스피가 출범한 1983년 이래 가장 컸다. 6,000을 넘봤던 지수가 5,000선까지 위협받았다. 지금의 8,800은 그 폭락을 딛고 두 달여 만에 다시 만들어 낸 숫자다. 다시 말해, 지금 시장은 하루 만에 12%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한 번 증명한,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가파르게 수직으로 오른 자산은 내릴 때도 수직으로 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조정이 오면 어디까지 가느냐"에 대해 누군가 정확한 숫자를 말한다면 믿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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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800, 세 갈래 길

 

앞으로의 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고, 아래는 예측이 아니라 가정에 따른 경로일 뿐이다.

코스피 8,800, 세 갈래 시나리오 - 강세(10,000~12,000) / 중립(7,000~9,000 박스) / 약세(5,000~6,000 조정)

 

첫째, 강세 경로다. 반도체와 HBM 실적이 계속 늘고, 공매도 숏커버와 부동산에서 옮겨 온 자금, MSCI 선진국 편입 기대가 더해지면 지수는 1만 위를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JP모건은 코스피 1만을, 현대차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단기 12,000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전망일 뿐 약속이 아니다.

 

둘째, 중립 경로다. 실적이 받쳐 주되 변동성과 차별화가 이어지면, 지수는 7,000~9,000 사이를 오르내리는 박스에 머물 수 있다. 지수는 횡보해도 종목별 등락은 지금처럼 극심할 수 있다.

 

셋째, 약세 경로다.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나오거나, 외국인 이탈이 깊어지거나, 미국 증시의 고평가가 풀리거나, 금리와 전쟁 변수가 겹치면 조정이 올 수 있다. 앞서 본 대로 이 시장은 이미 한 차례 급락을 겪었다. 한동안 머물렀던 5,000~6,000 구간이 흔히 1차 지지선으로 거론되지만, 이는 예언이 아니라 위험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한 참고일 뿐이다.

 

 

미국으로는 돈이 몰리고, 한국에서는 외국인이 나간다는데

 

맞는 말이기도 하고, 절반만 맞는 말이기도 하다.

 

미국은 전 세계의 돈이 모이는 시장이다. 나스닥은 2025년을 기점으로 뉴욕증권거래소를 제치고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 기준 세계 1위 거래소가 됐다. 통화·산업·기업이 다양하고, 위기 때 오히려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로 거래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적어도 최근 고점 부근에서는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구조는 바뀌는 중이다. 정부는 2026년 경제 전략에서 한국을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외환시장을 7월부터 24시간 열고, 공매도 규제를 합리화하고, 영문 공시를 늘리는 등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지금 MSCI 기준으로 '신흥시장'에 분류돼 있는데, 경제 규모와 유동성은 선진시장 기준을 충족하지만 시장 접근성이 걸림돌이었다. 만약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그 지수를 따라가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주식을 의무적으로 담아야 하므로, 외국인 자금 유입의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아직 추진 단계이고, 관찰대상국 등재조차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진행 중인 변수'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외국 개인이 한국 주식을 바로 살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

 

이 부분도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미국 주식을 휴대폰으로 사고파는 사람들을 '서학개미'라고 부른다. 정부와 증권업계는 그 반대 방향, 즉 외국의 개인 투자자도 자기 나라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 투자자용 '옴니버스 계좌'를 도입해, 해외에 사는 투자자가 현지 브로커를 통해 한국 상장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이 그 토대다.

 

이것이 자리 잡으면, 한국 증시에 들어올 수 있는 외국 자금의 저변 자체가 넓어진다. 기관뿐 아니라 외국의 개인 돈까지 들어올 길이 열리는 셈이다. 참고로 올해 1분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1년 전보다 80% 넘게 늘어 분기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주식 시장에서 사고파는 매매 자금이 아니라, 공장·법인을 세우는 기업 투자 성격의 돈이라는 점에서 구별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큰 흐름은 우호적이지만, 돈이 들어오는 문이 넓어진다는 것은 빠져나가는 문도 함께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방은 유동성을 키우지만 변동성도 키운다.

 

 

전쟁이라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

 

지금 시장 위에는 두 개의 전쟁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하나는 중동이다. 올해 3월 코스피를 하루 만에 12% 무너뜨린 것이 바로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었다. 최근에는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복원을 둘러싼 협상 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란이 협상 중단을 시사하는가 하면 다시 대화가 이어진다는 발언도 나오는 등 최종 합의 여부는 불확실하다. 협상이 굳어지면 국제 유가가 안정되며 증시에 우호적이지만, 깨지면 유가 급등과 물가 자극으로 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다. 올해 들어 미국 중재 평화안과 안전 보장 논의가 이어졌으나, 6월 초 현재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서 이견이 커 협상은 교착에 가깝다. 이 전쟁은 한국 증시의 또 다른 주역인 방산주와 직결돼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 방산 수요가 이어지지만, 휴전이 성사되면 그동안 주가에 반영된 '전쟁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방산주가 조정받을 수 있다. 전쟁이라는 변수는 개인이 통제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공매도는 지금 누가 손해를 보고 있나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뒤, 값이 떨어지면 싸게 되사 갚아 차익을 남기는 거래다.

 

공매도의 본질적 약점은 '수익은 제한되고 손실은 무제한'이라는 데 있다. 주가는 0 밑으로 못 가지만, 위로는 끝없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세 배가 된 시장에서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세력은 큰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더 중요한 흐름이 하나 있다. 손실을 견디다 못한 공매도 투자자가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들이는 것을 '숏 커버'라 하는데, 이 되사기 물량이 오히려 주가를 더 밀어 올리는 추가 연료가 된다. 강세장이 길어질수록 이 숏 커버 압력이 커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 전체의 정확한 공매도 잔고 규모와 손실액은 시점마다 달라지므로, 특정 숫자를 단정하기보다 한국거래소가 공시하는 공매도 통계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서 무엇이 위험한가 - 한자리에 모아 보면

 

지금 시장의 위험은 흩어져 있지 않다. 서로 맞물려 있다.

 

첫째, 쏠림 위험이다. 지수의 절반이 두 종목, 한 업종에 묶여 있어 그 업종이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린다. 둘째, 차별화 위험이다. 지수는 올라도 내 종목은 빠질 수 있다. 셋째, 수급 위험이다.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넷째, 밸류에이션 위험이다. 한국도 미국도 단기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커졌다. 다섯째, 금리 위험이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이면 기술주에 부담이 된다. 여섯째, 전쟁 위험이다. 앞서 본 두 전쟁이 언제든 변수로 돌아올 수 있다. 일곱째,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위험은 개인 자신이다. 최근 거래대금 상위에 레버리지 상품이 오를 만큼 개인이 빚과 레버리지로 추격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위험하다.

 

 

인버스를 사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

 

"오를 만큼 올랐으니 떨어질 때 버는 인버스를 사면 되지 않느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인버스나 레버리지 상품은 대부분 '하루 단위'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래서 며칠, 몇 주를 들고 있으면 시장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사이 가치가 야금야금 깎여 나간다. 이를 변동성에 의한 마모라고 한다. 극단적으로는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인버스는 손실인 경우가 생긴다. 게다가 인버스로 돈을 벌려면 '방향''시점'을 모두 맞혀야 한다. 시장이 떨어질 것이라는 방향이 맞아도, 그 시점이 한 달 뒤라면 기다리는 동안 손실이 쌓인다. 강하게 오르는 추세에 맞서는 인버스 베팅은, 변호사가 사건에서 가장 자주 보는 '한 방을 노리다 더 크게 잃는' 패턴과 닮아 있다. 위험 관리 관점에서는, 떨어질까 걱정된다면 인버스로 반대 베팅을 거는 것보다 위험한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편이 훨씬 단순하다. 물론 개별 사정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서부터가 진짜 상담이다. 변호사의 답은 늘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버는 법을 묻기 전에, 잃지 않고 당하지 않는 법부터 세우는 것이다.

 

첫째,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는 일이 먼저다. 지금 넣으려는 돈이 1년 안에 써야 할 전세금·등록금·생활비라면, 그 돈은 주식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돈이다.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여윳돈인지, 3·5년 묻어둘 수 있는 돈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시간 축이 곧 위험을 견디는 힘이다.

 

둘째, 한 종목·한 테마에 전부를 거는 것을 피하고 분산하는 일이다. 한 사람이 한두 종목으로 시장을 이기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다. 일반론으로 보면, 오랜 기간 누적된 여러 연구는 잦게 사고파는 대다수 개인 투자자가 비용을 빼고 나면 지수 수익률조차 밑돈다는 사실을 거듭 보여준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개인에게는 개별 종목 베팅보다 시장 전체를 사는 '지수 투자'를 권한다.

 

셋째, 한꺼번에 몰아넣지 말고 시점을 나누는 일이다.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는 적립식은, 비쌀 때 적게 사고 쌀 때 많이 사게 되어 평균 매입 단가를 다듬어 준다. 지금처럼 고점 부담이 큰 구간에서 한 번에 전 재산을 넣는 것보다, 나눠 들어가는 편이 심리적으로도 훨씬 견디기 쉽다.

 

지수 투자를 하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 수단이다. 코스피 대형주를 한 번에 담는 국내 지수 ETF, 미국 S&P500이나 나스닥100을 따라가는 ETF, 전 세계에 분산하는 ETF 등 종류가 다양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품의 '종류'에 대한 설명이지, 특정 상품을 사라는 권유가 아니다. 같은 ETF라도 '레버리지''인버스'가 붙은 상품은 성격이 전혀 다르니, 이름에 그 단어가 들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게 나뉜다. 오늘 안에 할 일은, 지금 넣으려는 돈의 성격과 본인의 위험 감내 수준을 솔직히 점검하는 것이다. 다음 며칠 안에 할 일은, 한 종목 몰빵 대신 분산된 형태를 검토하고, 한 번에 넣을지 나눠 넣을지 자기 원칙을 글로 적어 두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하지 말 일은, 빚을 내서 들어가는 것, 단톡방·유튜브의 "지금 막차"라는 말에 떠밀려 추격 매수하는 것, 그리고 잃어도 되는 돈의 선을 넘는 것이다.

 

 

변호사로서 꼭 덧붙이는 네 가지

 

이 대목은 변호사이기에 더 힘주어 말한다. 주식 광풍의 뒤편에는 늘 사람을 노리는 함정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먼저, 기록과 근거다. 투자 권유를 받았다면 누가, 어떤 말로, 무엇을 약속했는지 화면 캡처·녹취·문자로 남겨 두어야 한다. "원금 보장" "확정 수익" 같은 말이 나왔다면, 그 말 자체가 위험 신호이자 훗날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된다.

 

다음으로, 합법적인 통로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정식으로 등록·신고된 금융회사·투자자문업자인지 먼저 본다. 이른바 리딩방, 미신고 일임·투자자문, 출처 불명의 코인·비상장 주식 권유는 손실을 봐도 보호받기 어렵다. 제도권 밖의 수익 약속은 의심부터 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타이밍의 문제다. 감정이 가장 뜨거울 때, 즉 남들이 다 버는 것 같아 조급할 때가 사고가 가장 잘 나는 순간이다. 변호사가 사건에서 보는 공통점은, 큰돈을 잃은 사람일수록 "급해서" "남들이 다 해서" 결정했다는 점이다. 멈출 줄 아는 것도 실력이다.

 

마지막으로, 실수를 막는 일이다. 빚을 내 투자하는 것, 한 곳에 전부를 거는 것, 잘 모르는 상품에 서명부터 하는 것 - 이 세 가지가 회복하기 가장 어려운 손해를 만든다. 변호사가 개입해 가장 자주 하는 일은 화려한 수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세 가지 실수를 시작 전에 막아 손해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스피 8,800은 분명 한 시대의 풍경이다. 62일 사상 최고를 찍은 뒤 곧바로 8,600선으로 한 차례 되밀린 것처럼, 더 오를 수도 있고 가파르게 조정받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 단정하는 사람의 말은 믿지 않는 편이 낫다. 확실한 것은 따로 있다. 시장은 내 사정을 봐주지 않으며, 빨리 벌려는 마음이 가장 빨리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남을 따라가는 조급함이 아니라, 잃어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만, 나눠서, 길게 가는 원칙이다.

 

 

한병철 /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 변호사(대한변협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 부동산전문변호사)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글이며, 특정 종목·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매 추천이 아니다. 본문의 투자 원칙은 일반론이며, 개별 사정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구체적 결정은 본인의 상황을 고려해 공인된 전문가와 상담한 뒤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문의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20266월 초, 코스피 지수는 62일 종가 기준) 기준으로 확인된 자료에 따른 것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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