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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 증거개시제부터 기업 대응까지

기업 인사이트2026년 6월 22일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 증거개시제부터 기업 대응까지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으며, 보호 체계의 무게중심을 사후 구제에서 예방·조기 대응·징벌 강화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9월 1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특허청·산업통상자원부·경찰청과 합동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책은 같은 해 8월 12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의 기술탈취 근절 토론과 민·관 간담회를 거쳐 마련되었습니다. 원청·대기업과의 거래 과정에서 기술자료를 건넨 뒤 부당하게 탈취당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왜 지금인가 — 기술탈취 피해의 현실

기술을 빼앗긴 중소기업이 가장 크게 호소해 온 어려움은 '입증'과 '보상'입니다. 정보가 가해 기업 쪽에 쏠려 있어 증거 확보 자체가 막막하고, 소송에서 이겨도 받는 금액이 피해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특허청·벤처기업협회 설문에서 기술침해 소송의 애로사항 중 증거수집 곤란이 73%를 차지했고, 판결문 분석 결과 법원이 인용한 손해배상액은 평균 1.4억 원으로 피해기업 청구액 평균 8억 원의 17.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약 6년간 적발된 기술침해는 231건, 누적 피해액은 2,16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입증 부담을 어떻게 더나

대책의 첫 번째 축은 한국형 증거개시제도입니다. 핵심은 '정보 불균형'을 줄여 피해기업이 입증의 짐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술자료·특허·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을 조사하고 그 결과가 증거로 인정될 수 있게 하는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가 도입됩니다. 또한 재판 밖에서 불리한 자료를 파기하지 못하도록 막는 자료보전명령 제도도 함께 마련됩니다.

법원이 중기부·공정위 등 행정기관에 행정조사 자료의 제출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도 신설되며, 그 범위는 기존 행정조사 자료에서 디지털 증거자료까지 넓어집니다. 조사를 거부·방해하거나 자료를 내지 않으면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행정조사 자체도 강화됩니다. 피해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게 접수 문턱을 낮췄고, 중기부는 별도 신고 없이 착수하는 직권조사를 도입합니다. 공정위는 기술탈취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기존 직권조사를 강화합니다.

손해배상 현실화와 처벌 강화

두 번째 축은 '제대로 된 보상'입니다. 침해당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들인 비용도 소송에서 기본적인 손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산정기준을 개선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객관적 산정을 위해 법원이 평가 역량을 갖춘 전문기관에 손해액 산정을 촉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을 '중소기업 기술손해 산정센터'로 확대합니다.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를 따지는 평가 모델 개발도 병행될 예정입니다.

처벌도 무거워집니다. 중기부 행정조사의 제재 수준을 현행 시정권고에서 시정명령까지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중대한 위법행위에는 과징금 부과를 추진합니다. 기술탈취 관련 과징금 상한을 20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되며,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벌금은 기존 최대 15억 원에서 최대 65억 원으로 올리고 처벌 대상에 브로커 행위와 미신고 수출이 포함됩니다. 해킹이나 불법 취득한 영업비밀의 재유출 같은 신종 수법도 처벌 범위에 들어옵니다.

예방·추진체계 — 임치 확대부터 범부처 대응단까지

세 번째 축은 예방의 실효성입니다. AI를 활용한 영업비밀 자동 분류·유출 방지 시스템 구축과 국가핵심기술 보유 중소기업의 보안설비 구축이 지원되고, 정기 구독형 디지털 포렌식 지원사업도 신설됩니다.

기술자료 임치 건수는 현재 약 1.7만 건에서 2030년까지 3만 건으로 확대해 분쟁 시 증거로 활용하도록 돕고, 영업비밀 원본증명 서비스는 아이디어 단계까지 넓힙니다. 정부 출연 10억 원 이상 R&D 과제에는 조기경보 모니터링이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네 번째 축인 추진체계 효율화에서는 신고처를 몰라 겪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기술탈취 근절 범부처 대응단'과 '중소기업 기술분쟁 신문고'가 신설됩니다. 특허청·경찰청의 기술경찰 인력을 확충하고, 행정조사 중 추가 범법이 의심되면 즉시 수사로 넘기는 패스트트랙도 운영됩니다. 분쟁조정 면에서는 5천만 원 이하 소액사건을 위한 1인 조정부 신설, 직권조정 도입, 비대면 원격조정 확대, 대구·부산 지방법원으로의 조정 연계 확대가 추진됩니다.

공정위 후속 조치 — 기술보호 감시관 위촉

발표 이후 후속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11월 4일 별도의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감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했습니다.

이는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하도급법상 절차(요구목적·권리귀속·대가 협의, 서면 교부 등)를 지키지 않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실태 인식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정부가 규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 온 흐름을 보면, 기술탈취 관련 규제와 감시는 앞으로 더 촘촘해질 여지가 있습니다.

제도만으로는 부족 — 기업의 능동적 대응

이번 대책은 입증 부담과 보상 미흡이라는 간극을 메우는 '절차적 보호장치' 강화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다만 정책적 보호만으로 기술탈취가 사라지기는 어려운 만큼, 기업 스스로 법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일이 함께 가야 합니다.

실무 대응은 계약 단계와 영업비밀 관리 두 갈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구분

대응 목표

핵심 방안

계약 단계 리스크 관리

분쟁 시 법적 증거 확보 용이성 확보

비밀유지계약(NDA)의 유효성 점검 / 기술자료 임치제도(핵심 기술·영업비밀을 안전하게 보관해 기술개발 사실을 입증하는 제도) 활용 시 등록 시점·보관 형태에 대한 증거 관리 병행 / 계약서에 기술자료 반환·사용금지 조항 반영

영업비밀 관리 체계화

영업비밀 인정 요건 충족과 내부 유출 방지

사내 관리 규정 정비 및 임직원 교육 / 거래 시 기술자료의 범위·등급 명확화

특히 임치제도나 원본증명 서비스를 쓰더라도, 등록 시점과 보관 형태를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을 함께 갖춰 두는 것이 분쟁 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고유 기술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자산이므로, 평소의 관리 체계가 사후 다툼의 결과를 좌우할 여지가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형 증거개시제도가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을 조사해 그 결과를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고, 불리한 자료의 파기를 막는 자료보전명령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증거 수집이 어려웠던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Q. 기술을 탈취당하면 손해배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나요?
기존에는 인용액이 청구액의 17.5%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 대책은 기술 개발에 투입한 비용도 기본 손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산정기준을 개선합니다. 다만 실제 인정 범위는 사안과 입증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신고 창구를 '중소기업 기술분쟁 신문고'로 모아 소관 부처로 연계하도록 했습니다. 피해기업이 아니더라도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Q. 기술자료 임치만 해두면 분쟁에서 안전한가요?
임치는 유용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모든 분쟁을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등록 시점과 보관 형태에 대한 기록, NDA와 계약서상 보호조항 등을 함께 갖춰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면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나요?
벌금 상한이 기존 최대 15억 원에서 최대 65억 원으로 상향되며, 브로커 행위와 미신고 수출도 처벌 대상에 포함됩니다. 구체적 적용은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은 기술탈취·영업비밀 침해 및 하도급 관련 분쟁 경험을 갖춘 변호사들이 비밀유지계약 검토, 기술자료 임치·증거 관리 체계 구축, 손해배상소송 대응 등의 조력을 제공합니다. 기술자료 제공 과정에서 분쟁이 우려되거나 이미 침해가 발생한 기업이라면 법률상담을 통해 조력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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