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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 이행지체와 이행불능의 갈림길

법률정보2026년 8월 27일조회 2

채무불이행, 이행지체와 이행불능의 갈림길

물건이 오기로 한 날이 지났습니다. 잔금 날짜를 상대가 넘겼습니다. 공사가 약속한 준공일을 지나 멈춰 있습니다. 이럴 때 법이 먼저 묻는 것은 늦은 것인가, 아니면 이제 불가능해진 것인가입니다. 같은 계약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정이라도 두 갈래는 요건이 다르고 청구할 수 있는 것도 다릅니다. 민법 제387조와 제390조, 제392조를 순서대로 읽으면 그 갈림길이 보입니다. 세 조문 모두 시점을 묻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언제부터 늦은 것이 되나

지체책임은 기한이 지나야 생깁니다. 제387조 제1항은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불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기한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깁니다.

  1. 확정기한이 있으면 기한이 도래한 때
  2. 불확정기한이면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
  3. 기한이 없으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

세 번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기한을 정하지 않은 대여금이나 정산금은 청구한 시점이 기산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제 무엇을 요구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이자와 지연손해금의 시작점을 세울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이 실무에서 반복해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체책임의 기산점
계약을 어긴 날이 아니라 이 조문이 정한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붙기 시작합니다. 기한이 없는 채권이라면 청구가 상대에게 닿은 날이 그 날이므로, 청구서가 언제 도달했는지를 남겨 두는 일이 금액을 정하는 일이 됩니다.

손해배상의 근거는 어디에 있나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행지체와 이행불능, 불완전이행을 한 문장으로 묶는 조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서입니다.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귀책사유가 없으면 배상책임도 없다는 뜻입니다. 뒤집으면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정은 채무자 쪽에서 내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문 하나가 세 가지 상황을 덮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약속한 날을 넘긴 경우, 이제는 할 수 없게 된 경우, 하기는 했으나 내용이 계약과 다른 경우가 모두 이 조문으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청구서를 쓸 때는 제390조를 근거로 들면서도 그중 어느 모습인지를 따로 특정해 두어야 합니다.

지체 중에 생긴 손해는 누가 지나

지체에 빠진 뒤에는 책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제392조는 채무자가 자기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그 이행지체 중에 생긴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지체 중에는 과실이 없어도 책임을 진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단서가 있습니다. 채무자가 이행기에 이행하여도 손해를 면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제때 이행했더라도 어차피 같은 손해가 났을 사안이라면 책임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건을 늦게 보내는 사이 운송 중 사고로 물건이 상했다면, 지체가 없었다면 그 사고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므로 책임이 채무자에게 돌아갑니다. 반대로 제날짜에 보냈더라도 같은 피해를 입었을 사정이라면 단서가 작동합니다.

그래서 지체에 빠진 시점이 언제인지가 손해의 귀속 범위를 바꿉니다. 제387조의 기산점 문제가 단순한 형식이 아닌 이유입니다. 판단이 갈리는 자리는 늘 지체가 시작된 날입니다.

늦은 것과 불가능해진 것은 어떻게 다른가

이행지체는 아직 이행이 가능한 상태에서 늦은 것입니다. 이행불능은 이행 자체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된 상태입니다. 목적물이 멸실되었거나 부동산이 제3자에게 넘어가 등기를 회복할 수 없게 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구분이행지체이행불능
상태이행이 아직 가능함이행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
본래 이행의 청구그대로 청구할 수 있음청구할 수 없음
손해배상의 모양지연으로 인한 손해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
전형적인 예잔금일이나 준공일을 넘긴 경우목적물이 멸실되거나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

구별의 실익은 청구의 모양에 있습니다. 지체라면 여전히 본래의 이행을 청구하면서 지연손해를 함께 물을 수 있고, 불능이라면 본래의 이행을 구할 수 없으므로 전보배상으로 넘어갑니다.

지체가 계속되면 어디로 가나

지체 상태가 이어지면 채권자에게는 세 갈래가 열립니다. 그대로 이행을 기다리며 지연손해를 묻는 길, 이행에 갈음하는 배상으로 바꾸는 길, 계약 자체를 끝내는 길입니다.

어느 길로 갈지는 남은 반대급부와 원상회복의 부담을 함께 계산해 정합니다. 이미 대금을 대부분 지급한 사안이라면 되돌리는 쪽이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고, 아직 지급 전이라면 정리하는 편이 간단합니다.

어느 길이든 공통으로 요구되는 것이 있습니다.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입니다. 이 절차가 빠지면 뒤의 선택지가 하나씩 닫힙니다.

제395조가 그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채무자가 지체한 상태에서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했는데도 이행하지 않거나 지체 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때에는, 채권자는 수령을 거절하고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도 전보배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입니다. 해제와 함께 검토되지만 효과가 다르므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따로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주의
재촉하는 문자만 여러 번 보내고 기간을 적지 않으면 최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이행하라는 것인지, 그 기간이 지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한 통의 서면에 담아 도달 사실이 남는 방법으로 보내야 합니다.

얼마까지 배상되나

제393조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영업 손실이나 전매 차익처럼 사안 고유의 손해는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관문이 됩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용도와 일정을 문서로 알려 두었는지가 나중에 배상 범위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특별손해를 주장하려면 계약 당시로 돌아가 무엇을 알렸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견적을 주고받으며 적어 둔 납품 목적, 일정이 늦어지면 어떤 계약이 깨진다고 밝힌 메일, 공사가 밀릴 때의 임대 일정 안내가 그런 자료입니다. 알렸다는 사실이 남아 있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배상 범위 밖에 놓입니다.

금전채무는 따로 규율됩니다. 제397조는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되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에 따르게 합니다.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 없음을 항변하지 못합니다.

동시이행의 항변이 걸려 있을 때

쌍무계약에서는 상대가 늦었다고 곧바로 지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536조 제1항은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매매처럼 서로 맞물린 계약에서는 내 쪽의 이행 제공이 있어야 상대를 지체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준비 없이 재촉만 반복하면 상대는 지체에 빠지지 않습니다.

잔금과 등기서류가 맞물린 사안에서 누가 먼저 준비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실무 관행은 이 조문에서 나옵니다.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나 서류 발급 이력이 그 기록이 됩니다.

이행 제공은 말이 아니라 상태로 평가됩니다. 잔금을 마련해 두고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나갔는지,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지참했는지가 그 내용입니다. 준비했다는 주장만 남고 자료가 없으면 상대의 지체를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누가 무엇을 증명하나

청구하는 쪽은 계약이 있었다는 사실과 상대가 약속한 이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내세우면 됩니다. 이행기가 언제였는지, 기한이 없었다면 언제 청구했는지가 여기에 붙습니다.

반대로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정은 채무자가 주장하고 증명할 문제입니다. 제390조 단서가 예외의 형식으로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자재 수급이 막혔다거나 행정 절차가 지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것이 예견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일이었는지까지 따져집니다.

손해의 액수는 청구하는 쪽의 몫입니다. 다만 금전채무라면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차이 때문에 같은 분쟁이라도 금전청구로 구성할 수 있는지가 먼저 검토됩니다.

결국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서면 한 통입니다. 다음 네 가지가 그 서면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 이행을 촉구하면서 상당한 기간을 명시했는지
  • 그 기간이 지난 뒤에 무엇을 하겠다고 밝혔는지
  • 그 서면이 언제 상대에게 도달했는지
  • 자기 채무의 이행 준비를 갖추고 그 사실을 남겨 두었는지
확인할 것
· 기한이 확정기한인지, 불확정기한인지, 기한이 없는지
· 이행이 아직 가능한지, 불가능해졌는지
· 내 쪽의 이행 제공은 있었는지
·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가 있었는지
· 청구할 손해가 통상손해인지 특별손해인지
· 금전채무라면 약정이율이 정해져 있는지

정리

먼저 물을 것은 늦은 것인지 불가능해진 것인지입니다. 갈래가 정해져야 청구의 모양이 정해집니다.

그다음은 시점입니다. 기한의 형태로 지체의 기산점을 잡고, 내 쪽의 이행 제공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마지막으로 청구할 손해가 통상손해인지 특별손해인지를 갈라 놓습니다.

지체와 불능의 경계가 애매한 사안, 최고 서면의 문구가 다투어지는 사안, 특별손해를 주장해야 하는 사안에서는 청구의 구조를 정하는 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나머지는 자료를 채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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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1. 기한을 정하지 않았는데 언제부터 지연손해금이 붙나요?

민법 제387조 제2항은 기한이 없는 경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청구한 사실과 시점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Q2. 지체가 계속되면 수령을 거절할 수 있나요?

제395조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여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체 후의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때에는 수령을 거절하고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Q3. 금전채무는 손해를 증명해야 하나요?

제397조 제2항은 채권자가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채무자는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Q4. 지체 중에 천재지변으로 물건이 없어지면요?

제392조 본문은 지체 중에 생긴 손해는 과실이 없어도 배상하도록 하되, 이행기에 이행하여도 손해를 면할 수 없었던 경우는 단서로 제외합니다.

Q5. 영업 손실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제393조 제2항의 특별손해에 해당할 수 있고,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 책임이 인정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상담 1533-7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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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민법(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제387조, 제390조, 제392조, 제393조, 제395조, 제397조, 제536조, 제397조, 제53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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