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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조항
계약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조항
분쟁이 생기면 가장 먼저 계약서를 봅니다. 그런데 정작 다투는 지점은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과 기간처럼 눈에 띄는 항목은 누구나 확인하지만,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그 뒤에 붙은 조항들입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는 자리를 유형별로 정리했습니다. 계약서는 일이 잘될 때가 아니라 어긋났을 때를 기준으로 쓰는 문서입니다.
계약서는 언제 읽히는 문서인가
일이 잘 풀리면 계약서를 꺼낼 일이 없습니다. 서랍에서 나오는 순간은 대부분 문제가 생겼을 때이고, 그때는 이미 상대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조항은 좋은 상황이 아니라 나쁜 상황을 기준으로 써야 합니다. 이 관점이 빠지면 정작 필요한 자리가 비어 있게 됩니다. 민법 제105조가 말하듯 당사자가 정한 내용이 우선하는 영역이 넓습니다. 적어 두지 않은 것은 대체로 적어 두지 않은 대로 처리됩니다.
가장 앞에서 확인할 것은 상대가 누구인가입니다. 계약의 당사자가 법인인지 대표 개인인지에 따라 회수 단계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법인이라면 사업자등록증과 법인등기부를 함께 확인하십시오. 대표가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한을 어기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대부분 적혀 있습니다. 빠지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가 비어 있는 계약서가 대단히 많습니다.
어겼을 때 어떻게 되는지가 없으면, 민법 제390조에 따라 실제로 발생한 손해를 이쪽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지체상금 조항을 비율과 상한까지 정해 두면 계산이 명확해져 다툼 자체가 줄어듭니다.
대금 조항도 같은 구조로 봅니다. 언제 얼마를 지급하는지만 적고 무엇을 확인한 뒤에 지급하는지를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수 절차가 없으면 하자를 이유로 지급을 미루기 어려워집니다. 분할 지급이라면 회차마다 조건을 따로 나누어 적어야 단계별로 기준이 생깁니다.
해제와 해지는 왜 구분해야 하나
두 단어를 섞어 쓴 계약서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효과가 다릅니다.
| 구분 | 해제 | 해지 |
|---|---|---|
| 효력의 방향 | 계약을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되돌림 | 민법 제550조에 따라 장래를 향해 효력을 잃음 |
| 어울리는 계약 | 일회적인 매매나 도급 |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거래 |
| 정산의 범위 | 받은 것을 서로 돌려주는 원상회복 | 그때까지의 이행분은 그대로 정산 |
계속적 계약이라면 해지가 맞습니다. 잘못 적어 두면 정산 범위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자기 계약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사유를 적는 방식도 문제입니다. 중대한 위반이라는 표현만 남겨 두면 무엇이 중대한지부터 다투게 되므로, 유형을 열거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민법 제544조처럼 최고를 거쳐야 하는지, 아니면 즉시 해지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해제와 해지를 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는 별개로 남는다는 점은 민법 제551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위약금이라고만 적으면 어떻게 되나
손해를 증명하는 부담을 덜어 주는 장치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입니다. 민법 제398조가 근거이고, 실무에서 가장 쓸모가 큰 조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정과 위약벌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그 금액으로 배상을 갈음합니다. 위약벌은 제재의 성격이어서 손해배상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므로, 위약벌로 하려면 그 취지를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그냥 위약금이라고만 적으면 예정으로 처리됩니다. 문구 하나가 결론을 바꾸는 자리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이 차이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금액을 크게 적어 두면 안심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으므로, 예상되는 손해에 근거를 댈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해 두는 편이 실제로는 더 강합니다.
결과물의 권리는 누구에게 남나
용역 계약에서 가장 자주 비어 있는 칸입니다. 저작권법 제10조에 따라 저작권은 창작한 사람에게 생기므로, 별도의 약정이 없으면 결과물의 권리는 만든 쪽에 남습니다.
그래서 권리를 넘길 것인지, 이용허락에 그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넘기기로 했다면 범위도 적어야 합니다. 저작권법 제45조는 2차적저작물을 작성할 권리는 특약이 없으면 양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므로, 수정하고 확장해서 쓸 계획이라면 그 부분을 따로 명시해야 합니다.
비밀유지 조항도 형식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위와 기간, 예외를 정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고, 법령에 따른 공개는 예외로 두어야 합니다. 위반했을 때의 효과를 함께 정하지 않으면 손해를 증명하기 어려워 사실상 없는 조항이 됩니다.
일을 다른 업체에 넘길 수 있는지도 정해 두십시오. 처음 계약한 상대가 실제로는 일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의를 요건으로 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조항을 넣어 두면 책임 소재가 분명해집니다.
다툼이 벌어질 자리를 미리 정해 두었나
어디에서 다툴지를 정해 두면 시작 단계의 소모가 줄어듭니다. 민사소송법 제29조가 합의관할을 허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상대의 소재지가 멀면 그 자체로 실질적인 부담이 되므로 가볍게 넘길 조항이 아닙니다.
국제 계약이라면 준거법도 함께 정합니다. 빠뜨리면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할지부터 쟁점이 됩니다.
중재 조항은 관행적으로 넣을 것이 아닙니다. 중재법 제9조에 따라 중재합의가 있으면 법원에 낸 소는 각하될 수 있고, 단심이라 빠른 대신 결과에 불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장단점을 알고 선택하셔야 합니다.
통지 조항은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민법 제111조가 의사표시는 상대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어서, 해지 통지가 도달했는지를 두고 다투는 일이 흔합니다. 어느 주소로 어떤 방법으로 통지할지, 주소가 바뀌면 알리도록 하고 알리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볼지까지 적어 두십시오. 이 한 줄이 분쟁을 크게 줄입니다.
서명한 뒤에 생기는 문제들
서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관리가 시작됩니다.
- 각 장에 간인을 하고 최종본을 양쪽이 보관합니다
- 전자서명을 쓴다면 이력이 남는 방식으로 합니다
- 견적서와 사양서는 별첨으로 붙여 계약의 일부임을 밝힙니다
- 진행 중에 조건이 바뀌면 그날 메일로라도 남깁니다
수정본이 여러 개 돌아다니면 어느 것이 최종인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파일 이름이 아니라 서명본을 기준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인쇄본과 전자본이 따로 남는 경우가 많으니 보관 위치도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서에 없는 합의는 없는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문구가 있으면 그 밖의 약속은 배제되므로, 메일로 주고받은 조건이 중요하다면 반드시 본문이나 별첨으로 끌어와야 합니다.
구두로 바꾼 내용이 제일 위험합니다. 진행 중에 조건이 바뀌는 일은 흔한데, 문서로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는 없던 일이 됩니다. 변경 합의도 서면으로 한다는 조항을 넣어 두면 기준이 분명해지고, 메일 한 통이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표준계약서와 약관은 그대로 써도 되나
업종별 표준계약서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다만 그대로 쓰면 곤란합니다.
거래의 실제 구조를 반영하지 않은 채 빈칸만 채운 계약서가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필요 없는 조항을 지우지 않고 남겨 두면 나중에 그 조항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도 생깁니다.
주의
미리 만들어 둔 조항은 약관으로 규제를 받습니다. 설명하지 않은 중요한 조항은 계약 내용이 되지 못하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와 제8조에 따라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소비자라면 판단이 더 엄격해집니다.
서명 전에 확인할 것
· 당사자가 법인인지 대표 개인인지
· 기한을 어겼을 때의 효과가 적혀 있는지
· 해제인지 해지인지, 사유가 열거되어 있는지
· 위약금이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드러나는지
· 결과물의 권리와 2차적저작물 부분
· 관할 법원과 통지 방법
정리
금액과 기간은 누구나 확인합니다. 그런데 분쟁의 결과는 해지 사유, 손해배상액의 예정, 통지 방법, 관할 같은 조항에서 갈립니다.
이 조항들은 하나같이 일이 어긋난 뒤에야 쓰이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계약서는 잘될 때가 아니라 어긋났을 때를 기준으로 써야 합니다. 다투게 되면 결국 문서에 적힌 문장만 남습니다.
모든 조항을 완벽하게 채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사자와 기한의 효과, 해지 사유, 위약금의 성격, 결과물의 권리, 관할과 통지, 이 여섯 가지만 짚어도 대부분의 분쟁은 미리 정리됩니다. 서명 전에 한 번 더 읽는 시간이 가장 저렴한 대비입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5조, 제390조, 제398조, 제543조, 제544조, 제550조, 제551조, 제111조 · 저작권법 제10조, 제45조 · 민사소송법 제29조 · 중재법 제3조, 제8조, 제9조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8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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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조항은 무엇인가요?
지체와 위반의 효과, 통지 방법, 관할입니다. 금액과 기간은 대부분 적혀 있지만 이 항목들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약금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다른가요?
위약금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위약벌로 하려면 그 취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용역 결과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나요?
별도의 약정이 없으면 창작자에게 남습니다. 이전하려면 명시해야 하고 2차적저작물에 관한 권리는 따로 적어야 합니다.
관할을 정해 두면 무엇이 좋은가요?
어느 법원에서 다툴지 미리 정해지므로 시작 단계의 다툼이 줄어듭니다. 원거리 소송의 부담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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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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