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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
아버지 유언 봉투를 형이 갖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할 일이 있을까요?
아버지 유언 봉투를 형이 갖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할 일이 있을까요?
아버지가 두 달 전에 돌아가셨는데 유언장이 든 봉투를 형이 갖고 있으면서 보여 주지 않습니다. 봉투는 풀로 봉해져 있고 형은 정리되면 알려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제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유언증서의 검인과 개봉이 누구의 손에서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봉투는 봉한 채로 가정법원에 내야 하고, 봉인된 봉투를 여는 일은 형이 아니라 법원이 상속인들을 부른 자리에서 합니다.
■ 봉투를 쥔 사람에게 붙는 의무
민법은 유언의 증서나 녹음을 보관한 사람,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에게 유언자가 사망한 뒤 지체 없이 법원에 제출하여 검인을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관자가 상속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이 스스로 내겠다고 미루는 동안에도 의무는 형에게 붙어 있고, 기한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형에게 내용증명으로 제출을 촉구하고 그 사본을 남겨 두시면, 뒤에 절차가 길어졌을 때 누가 지체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 봉인된 봉투는 누가 여는가
봉해진 봉투라면 여는 주체가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법원이 봉인된 유언증서를 개봉할 때에는 유언자의 상속인, 그 대리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이 참여해야 한다고 민법이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검인기일을 잡고 상속인들에게 통지한 뒤 그 자리에서 봉투를 엽니다. 형이 먼저 뜯어 본 뒤에 내놓는 방식은 이 절차와 맞지 않고, 뒤에 내용이 바뀌었다는 다툼이 생겼을 때 형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보관하고 계신 분께 봉투를 그대로 두라고 말씀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 검인을 받으면 유언이 유효해지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검인은 유언서가 그 시점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법원이 확인해 남겨 두는 절차이지, 유언이 유효한지 무효인지를 가리는 절차가 아닙니다. 방식을 갖추지 못한 유언은 검인을 거쳤더라도 효력이 생기지 않고, 반대로 검인 절차에서 다투지 못했다고 해서 나중에 무효를 주장할 길이 막히는 것도 아닙니다. 자필증서라면 ① 전문, ② 연월일, ③ 주소, ④ 성명을 유언자가 직접 쓰고 ⑤ 날인까지 했는지가 별도의 쟁점으로 남습니다.
■ 검인을 거치지 않는 유언도 있습니다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5종입니다. 이 가운데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과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에는 제출과 검인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증인 사무소에서 증인 2인이 참여해 작성한 공정증서라면 그대로 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구수증서는 별도의 기한이 붙습니다.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안에 증인이나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비밀증서는 봉서 표면에 적힌 날로부터 5일 안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었는지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 어디에 무엇을 내는가
유언에 관한 사건은 상속 개시지, 곧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이 맡습니다.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되어 심판 절차로 진행됩니다. 준비하실 서류는 ① 유언증서 원본, ② 사망 사실이 드러나는 기본증명서, ③ 가족관계증명서와 상속인 전원의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상속인들의 주소가 흩어져 있으면 통지에 시간이 걸리므로 주민등록초본을 미리 갖춰 두시면 기일이 빨라집니다.
■ 끝내 내놓지 않는다면
형이 계속 거부한다면 이해관계인의 지위에서 법원에 절차를 열어 달라고 신청하는 길을 찾게 됩니다. 함께 볼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민법 제1004조는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 파기 또는 은닉한 사람을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감추어 두는 행위가 은닉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결격을 주장하려면 그 사실을 증명해야 하므로, 제출을 요구한 기록과 형의 답변을 문자나 서면으로 차곡차곡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04조, 제1065조, 제1066조, 제1068조, 제1069조, 제1070조, 제1091조, 제1092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4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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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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