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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
형제끼리 상속을 안 받겠다는 각서를 써 두면 그걸로 끝인가요?
형제끼리 상속을 안 받겠다는 각서를 써 두면 그걸로 끝인가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두 해 전에 형제 셋이 모여 큰형이 집을 갖고 나머지는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도장까지 찍었습니다. 이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은행에서는 그 각서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각서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가족끼리 만든 문서가 법이 정한 방식의 상속 포기를 대신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각서로는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민법이 포기의 방식을 가정법원 신고 하나로 못박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 각서와 신고는 어디가 다른가
민법 제1041조는 상속을 포기하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방식이 조문에 박혀 있는 행위여서 다른 방법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① 형제들이 모여 서명하고 ② 인감증명서까지 붙이고 ③ 공증사무소에서 인증을 받았더라도, 그 문서 자체가 상속인의 지위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법원의 심판문이 아니라 사인 간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신고만 수리되면 각서가 없어도 효과는 완전합니다.
■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쓴 각서라면
이 경우는 한 단계 더 앞에서 막힙니다. 선택할 수 있는 기간의 출발점이 상속의 개시를 안 시점으로 정해져 있어서, 상속이 열리기 전에는 신고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생전에 재산 정리를 해 두려는 뜻으로 각서를 받아 두는 집이 많지만, 그 종이는 뒷날 상속인 지위를 다투는 자리에서 결정적인 힘을 갖지 못합니다. 장남에게 다 몰아주기로 미리 합의했다는 사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그러면 각서는 아무 값도 없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쓰임이 옮겨갈 뿐입니다. 상속인들이 모두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언제든 할 수 있고, 각서에 적힌 뜻은 그 협의의 내용이나 정황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분할협의는 ①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유효하고, ② 재산을 나누는 것이지 채무까지 정리해 주지는 못합니다. 빚은 각자의 상속분만큼 자동으로 붙어 있어서, 한 사람이 다 떠안기로 적어 두어도 채권자는 나머지 형제에게 그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신고는 어디에 언제까지 내나
관할은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맡는 가정법원입니다. 기한은 상속의 개시를 알게 된 시점에서 3개월이며, 사정이 있으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늘려 줍니다. 준비물은 대체로 ① 고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본, ② 신고인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③ 인감증명서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입니다.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로도 접수가 가능합니다. 심판문을 받으면 채권자와 금융기관에 그 사본을 보내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 한 사람이 빠지면 그 몫은 어디로 가나
포기의 효력은 상속이 열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다루어진다는 뜻입니다. 그 몫은 사라지지 않고 같은 순위에 남은 사람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대로 붙습니다. 같은 순위가 모두 빠지면 다음 순위로 차례가 옮겨 갑니다. 그래서 빚이 많은 사안에서 형제들만 신고하고 멈추면 조카나 부모 쪽으로 독촉장이 옮겨 갑니다. 누가 어디까지 신고할지를 가계도 위에 먼저 그려 놓으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이미 각서를 썼다면 지금 무엇부터
날짜부터 확인하십시오. 고인의 사망일과 본인이 그 사실을 안 날을 적어 두고 3개월이 남았는지를 봅니다. 기간이 남아 있다면 각서와 무관하게 법원 신고를 진행하시면 되고, 기간이 지났다면 빚의 규모를 몰랐던 사정이 있는지를 따져 한정승인 쪽 길이 남았는지 검토하게 됩니다. 신고 전에는 고인의 예금을 옮기거나 물건을 처분하지 마십시오. 그 행동 하나로 선택지가 닫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05조, 제1007조, 제1013조, 제1019조, 제1041조, 제1042조, 제1043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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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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