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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자필 유언장에서 빠지면 안 되는 것
자필 유언장에서 빠지면 안 되는 것
공증사무소를 찾지 않고 혼자 종이에 적어 두는 쪽을 고르는 분이 많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아도 되니 당연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민법 제1066조는 이 방식에 다섯 개의 동작을 요구하고, 그중 하나만 빠져도 남긴 뜻은 법정에서 힘을 잃습니다. 각 동작이 무엇을 증명하려고 놓여 있는지를 알면 빠뜨릴 일이 줄어듭니다. 요소별로 따져 보겠습니다.
왜 손으로 쓰라고 하나
이유는 필적에 있습니다.
유언이 다투어지는 시점에는 남긴 사람에게 물어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본인이 썼다는 사실 자체를 종이에 남기는 방법을 택했고, 그 수단이 글씨입니다. 활자로 뽑은 문서는 누구든 만들 수 있지만 필적은 대조가 가능합니다.
민법 제1060조가 방식에 따르지 않은 유언에 효력을 주지 않는다고 못 박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내용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가족 모두가 그 뜻을 알고 있었더라도, 모양이 어긋나면 그 종이는 유언이 아니라 뜻을 적은 쪽지로 남습니다.
어디까지를 스스로 쓴 것으로 보나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그 전문입니다. 제목부터 마지막 줄까지 본인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초안을 자녀가 타자로 만들어 두고 본인이 이름만 적은 문서는 요건에 닿지 않습니다. 손이 떨려 가족이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인 경우도 위태롭습니다. 붓이 아니라 의사가 글씨를 이끌었는지가 다투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겉모양은 자유롭습니다. 편지든 공책 한 쪽이든 상관없고 유언이라는 제목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연필로 적으면 뒤에 고쳤다는 의심을 부르므로 실무에서는 권하지 않습니다.
자서
본인이 직접 쓴다는 뜻입니다. 도장을 파서 찍는 날인과 달리 대신해 줄 수 없고, 복사기나 인쇄기를 거친 글자도 여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시각장애가 있어 글씨를 쓸 수 없는 분이라면 이 방식 대신 다른 틀을 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날짜는 왜 하루까지 적어야 하나
연도와 달만 적힌 유언장이 실무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그러나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연월일입니다.
하루가 필요한 까닭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시점에 유언을 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여러 장이 나왔을 때 순서를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민법 제1109조는 앞뒤의 유언이 서로 어긋나면 그 어긋난 부분의 앞선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같은 달에 두 장이 작성되었는데 날짜가 없다면 무엇이 살아남는지를 가릴 방법이 사라집니다. 환갑날처럼 특정이 가능한 표현이면 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굳이 시험대에 올릴 이유는 없습니다.
주소까지 요구하는 뜻은 무엇인가
이름만으로는 사람이 겹칠 수 있습니다. 주소는 그 겹침을 걷어내는 장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소는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입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르면 그 자체로 설명거리가 늘어납니다. 시와 구만 적고 번지를 비운 사례가 다툼으로 번진 적이 있으므로 동·번지까지 적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봉투에 적은 주소로 갈음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옵니다. 요구되는 것은 증서 자체의 기재여서 그 반론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요소 | 무엇을 증명하나 | 자주 어긋나는 모습 |
|---|---|---|
| 전문 자서 | 본인이 만든 문서라는 사실 | 타자로 뽑고 이름만 손으로 적음 |
| 연월일 | 작성 당시의 상태와 여러 장의 선후 | 연도와 달만 적고 하루를 비움 |
| 주소 | 작성자가 누구인지의 특정 | 봉투에만 적거나 번지를 생략 |
| 성명 | 뜻을 남긴 사람의 동일성 | 아호나 애칭만 적음 |
| 날인 | 문서를 끝맺겠다는 의사 | 서명만 하고 도장을 찍지 않음 |
이름을 적었으면 도장은 생략해도 되나
생략할 수 없습니다.
조문은 성명을 스스로 적고 날인하라고 나란히 요구합니다. 서명이 곧 날인을 대신한다는 설명은 이 방식에서는 통하지 않고, 도장이 없어 무너진 유언장이 법원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습니다.
도장의 종류는 묻지 않습니다. 막도장이어도 되고,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찍는 무인도 날인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여러 장이라면 장마다 찍고 사이에 간인을 두시면 한 장을 바꿔 넣었다는 주장이 어려워집니다.
고쳐 쓸 때는 무엇을 더 해야 하나
제1066조 제2항에 별도의 규칙이 들어 있습니다. 문자를 넣거나 지우거나 바꾸는 경우에는 유언자가 그 사실을 스스로 적고 다시 날인해야 합니다.
줄을 긋고 위에 새 문구만 얹은 흔적으로는 이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누가 손댔는지를 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길은 따로 있습니다. 고칠 대목이 생기면 새 종이에 처음부터 다시 쓰고 예전 것을 없애는 쪽입니다. 민법 제1108조는 유언자가 언제든지 유언을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1110조는 고의로 유언증서를 없앤 경우 그 부분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주의
가족에게 미리 보여 주고 서명을 받아 두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이 방식은 증인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의 서명은 요건과 무관하고, 오히려 누가 내용을 주도했는지를 두고 다툼을 부를 수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하다면 서명 대신 작성 당시의 건강 상태를 보여 주는 진료기록을 함께 보관하십시오.
다 쓴 뒤에는 무엇이 남나
종이 한 장이 어디에 있는지가 마지막 관문입니다. 찾지 못한 유언은 없는 유언과 같습니다.
- 금고나 은행 대여금고처럼 위치가 분명한 곳에 둡니다.
- 보관 장소를 배우자나 신뢰할 수 있는 한 사람에게 알려 둡니다.
- 사본을 만들어 원본과 다른 곳에 나누어 둡니다.
- 유언집행자를 정했다면 그 사람에게 위치를 전합니다.
사망 뒤에는 절차가 하나 더 붙습니다. 증서를 지니던 사람이나 찾아낸 사람은 지체 없이 법원에 내어 확인을 구해야 하고, 봉해져 있다면 가족이 임의로 뜯어서는 안 됩니다. 이 자리는 문서의 상태를 기록하는 절차이지 효력을 판정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확인할 것
·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같은 손글씨인지
· 연도와 달에 이어 하루까지 적혀 있는지
· 주소가 증서 본문에 번지까지 적혀 있는지
· 이름 옆에 도장이나 무인이 찍혀 있는지
· 고친 자리마다 그 사실을 적고 다시 날인했는지
정리
이 방식은 비용이 들지 않는 대신 다섯 개의 동작을 빠짐없이 요구합니다. 손으로 쓴 본문, 하루까지 특정된 날짜, 증서 안에 적힌 주소, 본인의 이름, 그리고 도장입니다.
고칠 일이 생기면 덧쓰기보다 새로 쓰는 쪽이 안전하고, 옛 종이는 없애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섯 가지를 다 갖추어도 보관 장소를 아무도 모르면 소용이 없으므로 위치를 알리는 일까지가 한 묶음입니다. 재산 구성이 복잡하거나 상속인 사이에 다툼이 예상된다면 이 방식 대신 공증인의 손을 거치는 틀을 검토하실 만하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변호사와 함께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60조, 제1061조, 제1063조, 제1065조, 제1066조, 제1071조, 제1091조, 제1092조, 제1108조, 제1109조, 제11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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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버지가 남긴 종이에 도장이 없고 서명만 있습니다.
이 방식은 성명의 자서와 날인을 함께 요구하므로 도장이 빠진 문서는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고 보게 됩니다. 다만 그 종이가 가족 사이의 분할 협의에서 뜻을 보여 주는 자료로 쓰일 여지는 남아 있으므로 원본을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날짜 자리에 연도와 달만 적혀 있습니다.
하루가 특정되지 않으면 작성 시점을 가릴 수 없어 요건 흠결이 문제 됩니다. 같은 사람이 남긴 다른 문서가 있는지, 봉투나 함께 둔 메모에 날짜를 알 수 있는 단서가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본문은 아들이 대신 적고 아버지가 이름만 쓰셨습니다.
전문을 본인이 써야 하는 방식이어서 대신 적은 본문은 요건 밖에 놓입니다. 작성 당시 다른 틀로 다시 만들 수 있었는지, 그 밖에 뜻을 확인할 자료가 있는지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실익이 있습니다.
여러 장이 나왔는데 어느 것이 효력이 있나요?
내용이 서로 어긋나는 부분은 나중에 작성된 것이 앞선 것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각 장의 날짜와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확인한 다음, 어긋나는 대목을 항목별로 대조해야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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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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