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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포괄유증과 특정유증, 수증자의 지위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0일조회 0

포괄유증과 특정유증, 수증자의 지위

재산의 절반을 조카에게 준다고 적힌 유언과 어느 아파트 한 채를 조카에게 준다고 적힌 유언은 문장 길이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 조카가 갖게 되는 자리는 전혀 다릅니다. 앞의 경우 그는 빚까지 함께 지는 자리에 서고, 뒤의 경우 상속인에게 물건을 달라고 청구하는 자리에 섭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포괄유증과 특정유증입니다. 민법이 둘을 나누어 다루는 조문들을 따라가며 지위의 차이를 짚어 보겠습니다.

같은 유언이 두 갈래로 갈리는 지점

기준은 재산을 비율로 주었는가 개별로 지정했는가입니다.

  • 전부나 3분의 1처럼 몫으로 적힌 문언은 포괄유증으로 읽힙니다.
  • 어느 예금, 어느 토지처럼 대상을 짚은 문언은 특정유증입니다.
  • 재산을 하나씩 열거해 전부 나눈 문언은 어느 쪽인지 다투어집니다.

유언장에 이런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문언과 정황을 놓고 어느 쪽인지 가리는 작업이 실무의 첫 단계가 됩니다.

이 구별은 이름표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쪽으로 읽느냐에 따라 채무를 떠안는지, 언제까지 거절할 수 있는지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유증의무자
유언의 내용대로 재산을 넘겨줄 의무를 지는 사람을 말합니다. 보통은 상속인이고, 유언집행자가 지정되어 있으면 그 사람이 실제 이행을 맡습니다. 특정유증에서 수증자가 청구서를 들이밀 상대가 이 자리입니다.

포괄수증자는 어디까지 상속인과 같은가

제1078조의 문장은 짧습니다. 포괄적 유증을 받은 자는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동일한이라는 단어가 무겁습니다. 재산만 비율대로 오는 것이 아니라 채무도 그 비율만큼 따라옵니다. 남긴 것이 빚뿐이라면 유언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이 오히려 갚을 사람이 되는 구조입니다.

절차의 자리도 달라집니다. 포괄수증자는 상속재산을 나누는 협의의 당사자가 되고, 그가 빠진 채로 이루어진 분할은 효력을 다투게 됩니다.

특정수증자가 손에 쥔 것은 무엇인가

물건 자체가 아니라 달라고 할 권리입니다.

유언의 효력이 생기는 순간 그 아파트가 곧바로 수증자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재산은 일단 상속인에게 넘어가고, 수증자는 그 상속인을 상대로 소유권을 옮겨 달라고 청구합니다. 상속인이 응하지 않으면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게 됩니다.

대신 부담도 가볍습니다. 고인의 빚을 비율로 나누어 지지 않습니다. 열매는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1079조에 따라 이행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그 목적물의 과실을 가져가므로, 임대 중인 건물이라면 그 시점 이후의 차임이 수증자 몫이 됩니다.

항목포괄수증자특정수증자
받는 대상재산 전체에 대한 비율지정된 개별 재산
채무 부담비율만큼 함께 진다지지 않는다
권리의 성질상속인과 같은 지위이행을 구하는 청구권
분할 협의당사자로 참여참여하지 않는다
거절 기한상속의 승인 포기 기간에 따른다사망 후 언제든지

받을지 말지는 언제까지 정하나

여기서 두 지위가 가장 뚜렷하게 갈립니다.

특정유증이라면 제1074조가 적용됩니다. 유언자가 사망한 뒤에는 언제든지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고, 그 효과는 사망한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한이 없다는 말은 상속인 입장에서 재산 관계가 계속 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1077조가 상대편에게 무기를 하나 줍니다. 유증의무자나 이해관계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확답하라고 최고할 수 있고, 그 기간 안에 답이 없으면 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침묵이 수락이 되는 드문 장면입니다.

반면 포괄수증자는 상속인과 같은 자리이므로 승인과 포기의 기간도 상속의 그것을 따르게 됩니다. 셈이 시작된다는 점을 모르고 몇 달을 보내면 선택지가 닫힙니다.

확인할 것
· 유언 문언이 비율을 말하는지 특정 재산을 말하는지
· 고인의 채무 규모와 그 비율만큼의 부담
· 유언집행자가 지정되어 있는지와 그 연락처
· 최고서를 받았다면 답변 기한이 며칠 남았는지
· 목적물에 근저당이나 임차권이 붙어 있는지

부담이 붙어 있으면 어디까지 책임지나

조건처럼 보이는 문장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을 주되 어머니를 모시라는 식입니다.

제1088조는 한계를 그어 두었습니다. 부담을 진 수증자는 유증 목적의 가액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만 그 의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사정 변경도 반영합니다.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 때문에 목적의 가액이 줄어들면 그 줄어든 한도에서 부담도 함께 가벼워집니다. 받은 것이 쪼그라들었는데 의무만 원래 크기로 남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이행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은 아닙니다. 제1111조에 따라 상속인이나 유언집행자가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한 뒤에도 움직이지 않으면 법원에 그 유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목적물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되나

두 조문이 서로 다른 국면을 나누어 맡습니다.

먼저 제1085조입니다. 유증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가 사망 당시 이미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으로 잡혀 있었다면, 수증자는 그 제삼자의 권리를 없애 달라고 요구하지 못합니다. 근저당이 설정된 상가를 받았다면 그 저당권이 붙은 상태로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음은 제1087조입니다. 유언의 목적이 된 권리가 사망 당시 상속재산에 들어 있지 않으면 그 유언은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유언자가 그런 사정에도 효력이 생기게 할 뜻이었다면 유증의무자가 그 권리를 취득해 넘겨야 하고, 비용이 지나치면 가액으로 변상할 수 있습니다.

주의
유언장에 적힌 부동산이 지금도 고인 명의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등기사항증명서 한 통으로 갈리는 문제인데, 이것을 건너뛰고 이행을 청구했다가 목적물이 이미 처분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소송 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증이 효력을 잃으면 그 재산은 어디로 가나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제1089조는 수증자가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하면 유증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조건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망한 경우도 같습니다. 수증자의 자녀가 자동으로 그 자리를 잇지 않습니다.

이렇게 효력이 생기지 않거나 수증자가 포기하면 제1090조가 뒤를 받습니다. 그 재산은 상속인에게 귀속되며, 유언자가 다른 뜻을 적어 두었다면 그 뜻이 앞섭니다.

정리

유언 문언이 비율을 말하면 포괄유증, 개별 재산을 짚으면 특정유증입니다.

포괄수증자는 상속인과 같은 자리에 서기 때문에 채무를 비율로 지고 분할 협의에 참여하며 거절할 시간도 상속의 기간을 따릅니다. 특정수증자는 유증의무자를 상대로 이행을 구하는 채권자에 가깝고, 사망 뒤에는 기한 없이 거절할 수 있지만 최고를 받으면 답해야 합니다. 유언장을 손에 들었다면 문언이 어느 쪽인지부터 가린 뒤에 채무와 등기 상태를 확인하시고, 판단이 서지 않으면 변호사와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73조, 제1074조, 제1077조, 제1078조, 제1079조, 제1085조, 제1087조, 제1088조, 제1089조, 제1090조, 제11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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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전 재산의 3분의 1을 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비율로 주는 문언이므로 포괄유증으로 읽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상속인과 같은 지위에 서게 되어 채무도 그 비율만큼 따라오므로, 받을 것과 갚을 것을 함께 계산한 뒤에 승인 여부를 정하셔야 합니다.

받기로 한 아파트에 근저당이 잡혀 있습니다.

사망 당시 이미 제삼자의 권리가 붙어 있었다면 그 권리를 없애 달라고 요구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조문의 원칙입니다. 채권최고액과 실제 남은 채무를 확인해 그 부담을 안고도 받을 만한지를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상속인이 유증 이행을 미루고만 있습니다.

특정유증이라면 수증자는 유증의무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으로 이행을 요구한 기록을 남기고, 응답이 없으면 소유권 이전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순서가 됩니다.

어머니를 모시는 조건이 붙어 있는데 부담이 너무 큽니다.

부담의 이행 책임은 받은 재산의 가액을 넘지 않습니다. 다만 이행하지 않으면 상속인이나 유언집행자가 기간을 정해 최고한 뒤 법원에 유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감당할 범위를 먼저 계산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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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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