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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
앞뒤 유언이 어긋날 때 어느 쪽이 살아남나
앞뒤 유언이 어긋날 때 어느 쪽이 살아남나
아버지가 남기신 봉투가 두 개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하나는 5년 전 날짜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해 날짜인데, 같은 집을 서로 다른 자녀에게 주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지를 두고 가족이 갈라서기 쉬운 장면입니다. 민법은 이런 충돌을 대비해 조문 세 개를 붙여 두었고, 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다만 단순한 답이 실제 사건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지점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 구조와 실무에서 어긋나는 자리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한 번 쓴 유언을 거둬들일 수 있나
있습니다. 제1108조는 유언자가 언제든지 유언이나 생전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에 한 겹이 더 붙습니다. 유언자는 그 철회할 권리 자체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이 유언은 절대 바꾸지 않겠다고 적어 두었더라도 그 약속에는 힘이 없습니다. 자녀에게 그렇게 약속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유언의 성격에 있습니다. 유언은 사람이 죽은 뒤에야 효력이 생기고, 살아 있는 동안에는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의 뜻을 따르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출발점입니다.
철회와 취소
철회는 유언자가 살아 있는 동안 스스로 거둬들이는 것이고, 취소는 사후에 다른 사람이 법원을 통해 뒤집는 것입니다. 부담을 이행하지 않은 수증자를 상대로 상속인이나 유언집행자가 법원에 유언의 취소를 청구하는 경우가 뒤쪽에 해당합니다.
앞 유언과 뒤 유언이 부딪히면 어떻게 되나
뒤의 것이 이깁니다. 다만 이기는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제1109조는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는 경우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적었습니다. 새 유언이 나왔다고 해서 앞의 문서 전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두 문서가 서로 맞지 않는 항목만 새 것으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 앞 유언에 아파트와 예금과 자동차가 적혀 있고 뒤 유언에는 아파트만 다르게 적혀 있다면, 예금과 자동차에 관한 앞 유언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두 장을 나란히 놓고 항목별로 대조하는 작업이 먼저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날짜가 중요해지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자필증서에 연월일을 적으라고 한 요구가 형식이 아니라 승패를 가르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유언을 써 두고 그 재산을 팔았다면
제1109조는 뒤의 유언만 말하지 않습니다.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도 같게 봅니다.
아들에게 주겠다고 적어 둔 상가를 생전에 팔아 버렸다면, 그 부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처리됩니다. 증여로 넘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담보로 넘기는 과정에서 소유권까지 이전되었다면 결과가 비슷하게 읽힙니다.
다툼은 완전히 처분하지 않은 사안에서 생깁니다. 근저당을 설정해 둔 정도라면 소유권이 그대로 남아 있어 유언이 살아 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 부동산에 붙은 부담을 누가 지느냐가 다시 쟁점이 됩니다.
증서를 찢거나 태우면 어떻게 되나
또 하나의 통로가 제1110조입니다. 유언자가 고의로 유언증서나 유증의 목적물을 파훼한 때에는 그 부분에 관한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두 글자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고의입니다. 실수로 젖어 글씨가 번졌거나 화재로 타 버린 경우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목적물을 파훼한 경우까지 포함한다는 점도 특징이라, 유증하기로 한 물건을 스스로 부수면 그 유증 부분이 철회된 것으로 읽힙니다.
문제는 증명입니다. 누가 어떤 상태에서 찢었는지를 뒤늦게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 통로 | 무엇이 있으면 되나 | 미치는 범위 |
|---|---|---|
| 새 유언으로 철회 | 방식을 갖춘 뒤 유언 | 밝힌 범위 또는 저촉 부분 |
| 생전행위로 철회 | 매매, 증여 등 처분 | 저촉되는 부분 |
| 파훼로 철회 | 고의로 찢거나 없앤 사실 | 파훼한 부분 |
철회에도 정해진 형식이 필요한가
앞의 유언을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 뜻을 유언의 형태로 남기려면 법이 정한 방식을 그대로 지켜야 합니다.
유언은 민법이 정한 방식에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제1065조가 정한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5종입니다. 자필증서라면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하고 날인해야 하며, 하나라도 빠지면 그 문서 자체가 힘을 잃습니다. 나이 요건도 있어서, 17세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애초에 유언을 하지 못합니다.
반면 생전행위나 파훼로 철회하는 경우에는 방식이라는 관문이 없습니다.
메모지에 이전 유언을 무효로 한다고만 적고 날인하지 않은 종이가 실무에서 자주 나옵니다. 그 종이는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서류를 손에 쥔 뒤 무엇부터 하나
순서가 있습니다.
- 봉투를 뜯지 않은 채로 둡니다. 봉인된 유언증서는 법원이 상속인이나 대리인, 이해관계인이 참여한 자리에서 개봉합니다.
- 제1091조에 따라 보관하거나 발견한 사람은 유언자의 사망 후 지체 없이 가정법원에 제출해 검인을 청구합니다.
- 공정증서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검인 대상이 아니므로 절차가 다릅니다.
- 두 통 이상이 나왔다면 모두 제출하고, 날짜순으로 항목을 대조한 표를 만들어 둡니다.
- 부동산이 걸려 있다면 등기부등본을 떼어 유언 이후의 처분 이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검인은 그 문서가 유효하다고 확인해 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그때의 상태와 내용을 법원이 기록해 두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누가 손을 대더라도 원래 모습을 대조할 수 있게 해 두는 장치입니다.
주의
먼저 발견한 사람이 내용이 불리하다고 여겨 문서를 숨기거나 없애면 상속에서 배제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유언증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하거나 파기하거나 은닉한 사람은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정리
세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유언은 언제든 거둬들일 수 있고, 그 권리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앞뒤가 부딪히면 어긋나는 부분만 뒤의 것으로 바뀌며, 나머지 항목은 앞의 문서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유언 뒤의 처분과 고의로 찢은 행위도 같은 효과를 냅니다. 다섯 가지 방식 중 하나를 갖추지 못한 종이는 이 다툼에 들어오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의 승패는 날짜와 항목 대조, 그리고 처분 이력에서 갈립니다. 두 통 이상의 문서를 마주하셨다면 봉투를 열기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고, 검인 청구부터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04조, 제1060조, 제1065조, 제1066조, 제1091조, 제1092조, 제1108조, 제1109조, 제1110조, 제1111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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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마지막 유언장만 효력이 있는 것 아닌가요?
전체가 대체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긋나는 부분만 뒤의 것으로 바뀌고, 뒤 유언이 언급하지 않은 재산에 관한 앞 유언은 그대로 효력을 유지합니다. 두 문서를 항목별로 대조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유언장을 써 둔 아버지가 그 집을 생전에 파셨습니다.
유언 뒤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어긋나면 그 부분은 철회된 것으로 봅니다. 그 집에 관한 유증은 실현될 수 없고, 매매대금이 남아 있더라도 자동으로 그 대금이 유증 대상으로 옮겨 가지는 않습니다.
이전 유언을 취소한다고 적은 메모가 나왔습니다. 인정되나요?
유언의 형태로 철회하려면 민법이 정한 다섯 가지 방식 중 하나를 갖춰야 합니다. 자필증서라면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하므로, 날인이 없는 메모는 그 자체로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유언장을 찢은 사람이 유언자 본인인지 다툼이 있습니다.
철회로 보려면 유언자가 고의로 파훼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없앴다면 철회가 아니고, 그 사람이 상속인이라면 상속에서 배제되는 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조각과 보관 경위를 그대로 보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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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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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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