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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와 태아에게도 유언이 열려 있나
미성년자와 태아에게도 유언이 열려 있나
유언은 어른의 일이고 완전한 판단 능력을 갖춘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민법은 그렇게 적지 않았습니다. 재산을 사고파는 능력과 유언을 남기는 능력을 아예 다른 축에 놓고, 일반 거래에서 붙는 동의와 취소의 장치를 유언에서는 걷어 냈습니다. 반대로 나이의 하한선 하나는 예외 없이 그어 두었고, 받는 쪽에도 따로 조건을 달았습니다. 누가 남길 수 있고 누가 받을 수 있는지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몇 살부터 남길 수 있나
열일곱입니다.
제1061조는 17세에 달하지 못한 자는 유언을 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유언적령이라고 부르는 선입니다. 성년이 되는 나이보다 낮게 잡혀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선은 예외를 두지 않습니다. 부모가 동의해도, 공증인이 관여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열일곱이 되지 않은 사람의 유언서는 방식을 정확히 갖추어도 효력이 없습니다.
유언적령
유언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나이를 말합니다. 민법은 이 선을 17세로 그었고, 성년 여부나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합니다. 나이는 유언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따지므로, 뒤에 성년이 되었다고 해서 그전에 남긴 유언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열일곱을 넘긴 미성년자는 동의를 받아야 하나
받지 않습니다. 여기서 유언의 특수성이 드러납니다.
제1062조는 유언에 관하여 제5조와 제10조, 제13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적었습니다.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유언에서는 이 조문이 통째로 비켜섭니다.
이유는 유언의 성격에 있습니다. 유언은 본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 효력이 생기는 행위이고, 살아 있는 동안 언제든 철회할 수 있으며, 재산이 줄어드는 거래처럼 본인을 당장 위태롭게 하지 않습니다. 보호 장치를 끼워 넣기보다 본인의 최종 의사를 그대로 살리는 쪽이 낫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열일곱 살 고등학생이 부모 몰래 남긴 유언도 방식만 맞으면 효력이 있습니다.
성년후견을 받는 분은 어떻게 하나
제1063조가 따로 다룹니다. 이 조문만 조건이 붙습니다.
피성년후견인은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우에는 의사가 심신 회복의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하고 서명날인해야 합니다. 의사의 기재가 유언서 자체에 붙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별도의 진단서를 따로 발급받아 봉투에 함께 넣어 두는 방식으로는 이 요건을 채웠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유언서에 직접 적는 부기이기 때문입니다. 공정증서로 남기는 경우에도 이 기재는 빠질 수 없습니다.
| 구분 | 유언을 할 수 있는지 | 추가로 필요한 것 |
|---|---|---|
| 17세 미만 | 할 수 없음 | 예외 없음 |
| 17세 이상 미성년자 | 할 수 있음 | 법정대리인의 동의 불필요 |
| 피한정후견인 | 할 수 있음 | 한정후견인의 동의 불필요 |
| 피성년후견인 |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 의사의 부기와 서명날인 |
한정후견을 받는 경우는 다른가
다릅니다. 한정후견은 성년후견보다 가볍게 다뤄집니다.
제13조는 가정법원이 정한 범위의 행위에 대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동의 없이 한 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한 규정입니다. 그런데 제1062조가 유언에서 이 조문의 적용을 배제했습니다. 가정법원이 정한 동의 유보의 범위에 재산 처분이 들어 있더라도 유언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결국 유언 영역에서 별도의 요건이 붙는 사람은 피성년후견인 한 사람뿐입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남길 수 있나
남길 수 있습니다. 제1064조가 다리를 놓았습니다.
이 조문은 제1000조 제3항과 제1004조를 수증자에 준용한다고 적었습니다. 앞의 것이 태아에 관한 규정입니다. 상속의 차례를 따질 때 태아를 이미 태어난 사람처럼 다루라는 그 문장이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쪽에도 그대로 옮겨 옵니다.
손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아이 앞으로 재산을 남기는 유언이 가능한 근거가 여기입니다. 다만 준용되는 문언은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표현입니다. 살아서 태어나는 일이 전제된 구조라는 뜻입니다.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있나
있습니다. 제1064조가 준용하는 또 하나가 제1004조입니다.
상속인의 결격사유를 정한 조문인데,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사람에게도 같은 사유가 적용됩니다. 조문이 드는 사유는 다섯입니다.
-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 앞선 순위 또는 같은 순위의 상속인을 고의로 해치려 한 경우
- 고의로 상해를 입혀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를 숨지게 한 경우
- 사기나 강박을 써서 유언을 남기거나 철회하는 일을 가로막은 경우
- 사기나 강박으로 원하지 않는 유언을 하게 만든 경우
- 유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 또는 없애거나 감춘 경우
뒤의 세 가지가 특히 유언과 맞물립니다. 유언서를 감춰 두었다가 뒤늦게 꺼내는 행위나, 병상에 있는 분을 압박해 내용을 바꾸게 하는 행위가 여기에 닿습니다.
주의
나이 요건과 후견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방식이 어긋나면 효력이 없습니다.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와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다섯 가지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필증서는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하며, 어느 하나가 빠지면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나중에 다툼이 생기는 자리는
대부분 나이가 아니라 상태입니다.
성년후견이 개시되지 않은 분이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유언을 남긴 경우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퉈집니다. 후견 심판이 없었으니 제1063조의 부기 요건은 적용되지 않지만,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문제가 됩니다.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 행위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령이거나 투병 중인 분이라면 그 무렵의 진료 기록을 함께 보관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공정증서 방식은 증인 두 사람이 참여하므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사람이 남습니다.
확인할 것
· 유언을 한 날짜와 그때 본인의 나이가 열일곱을 넘었는지
·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 심판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 피성년후견인이라면 의사의 부기와 서명날인이 유언서에 있는지
· 재산을 받을 사람 가운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있는지
· 유언서의 보관자가 누구이고 발견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지
정리
유언은 일반 거래와 다른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열일곱이라는 하한선은 예외 없이 지켜야 하지만, 그 선을 넘으면 미성년자도 한정후견을 받는 분도 동의 없이 유언을 남길 수 있습니다.
조건이 따로 붙는 것은 피성년후견인 한 경우이고, 의사의 부기와 서명날인이 유언서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받는 쪽에서는 태아도 수증자가 될 수 있고,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받지 못합니다. 남기려는 분의 상태와 받을 분의 사정이 모두 걸려 있으므로, 유언서를 만들기 전에 방식과 요건을 변호사와 함께 맞춰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00조, 제1004조, 제1061조, 제1062조, 제1063조, 제1064조, 제1065조, 제10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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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고등학생인 아이가 유언장을 썼다는데 효력이 있습니까?
유언을 한 날에 열일곱 살을 넘겼다면 효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필증서라면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필로 쓰고 날인했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성년후견을 받는 어머니가 유언을 남기고 싶어 하십니다.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가능하고, 그 경우 의사가 심신 회복의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하고 서명날인해야 합니다. 별도의 진단서를 첨부하는 방식으로는 요건을 채우기 어려우므로 의사와 공증 절차를 미리 맞추어 두십시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손자에게 재산을 남길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상속의 차례를 따질 때 태아를 이미 태어난 사람처럼 다루라는 규정이 수증자에게도 준용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살아서 태어나는 일이 전제이므로 그 뒤의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 유언서를 형이 숨기고 있다가 꺼냈습니다.
유언서를 은닉한 행위는 상속인의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고, 같은 사유가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사람에게도 준용됩니다. 언제부터 누가 보관했는지와 발견 경위를 확인할 자료를 먼저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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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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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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