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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만 남긴 상속, 신고서 재산 목록 적는 요령
빚만 남긴 상속, 신고서 재산 목록 적는 요령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삼 주쯤 지나자 우편함에 카드사 독촉장과 저축은행 안내문이 차례로 꽂히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것은 오래된 승용차 한 대와 통장 두 개뿐인데, 빚은 얼마인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한정승인을 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막상 신고서를 펼치니 첨부 서류란에 적힌 상속재산 목록에서 손이 멈춥니다. 무엇을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 틀리면 어떻게 되는지가 걱정이라면 이 목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부터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재산 목록은 왜 붙여야 하나
한정승인을 하면 고인의 빚은 상속으로 얻은 재산 한도에서만 책임지게 됩니다. 민법은 이 신고를 할 때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목록 없이 신고서만 내면 형식을 갖추지 못한 신고가 됩니다.
목록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중에 채권자들이 무엇에서 얼마를 받아 갈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이 목록이기 때문입니다.
신고는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즉 상속이 시작된 곳을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냅니다. 기한은 원칙적으로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입니다. 재산 조사가 늦어져 이 기간 안에 목록을 완성하기 어렵다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으니, 목록이 덜 됐다는 이유로 기한을 그냥 넘기지는 마십시오.
무엇을 어디서 찾아 적나
목록에는 받을 재산과 갚을 빚이 모두 들어갑니다. 한쪽만 적으면 채권자도 법원도 전체 그림을 볼 수 없습니다. 재산 종류별로 확인할 창구와 적을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종류 | 확인하는 곳 | 목록에 적을 내용 |
|---|---|---|
| 부동산 | 등기사항증명서, 토지·건축물대장 | 소재지, 면적, 공시가격이나 시세 |
| 예금·주식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조회 결과, 각 금융회사 잔액증명 | 금융회사, 계좌, 사망일 기준 잔액 |
| 자동차 | 자동차등록원부 | 차량번호, 연식, 대략적 시세 |
| 받을 돈 | 임대차계약서, 차용증, 거래 문자 | 상대방, 금액, 근거 문서 |
| 빚 | 조회 결과, 독촉장, 세금 고지서 | 채권자, 금액, 연체 여부 |
조회는 사망신고를 하면서 주민센터에서 함께 신청하거나 정부24에서 따로 할 수 있습니다. 조회 결과가 한꺼번에 오지 않고 기관별로 며칠씩 차이가 나므로, 먼저 도착한 결과부터 표에 채워 가는 방식이 덜 막힙니다.
값은 얼마로 적어야 하나
목록은 감정평가서가 아닙니다. 상속인이 성실하게 확인한 범위에서 가액을 적고, 근거를 함께 밝히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동산은 공시가격을 쓰고 근거로 공시가격 확인서를 붙이면 됩니다. 중고차는 연식과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시세 사이트 조회 화면을 캡처해 두십시오.
애매한 항목도 빼지 말고 적습니다.
고인이 친구에게 빌려준 돈처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도 목록에서 사라지면 안 됩니다. 금액 옆에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사정을 한 줄 덧붙이는 편이 낫습니다. 실무에서는 목록이 부실하면 법원에서 보정 요청을 받는 경우가 많으니, 처음부터 출처를 달아 두면 일이 한 번 줄어듭니다.
빠뜨린 재산이 나중에 나오면
여기가 가장 조심해야 할 대목입니다.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뒤에 상속재산을 숨기거나 함부로 써 버리거나, 고의로 목록에 적지 않은 경우 민법은 이를 단순승인으로 간주합니다. 단순승인이 되면 재산 범위를 넘는 빚까지 모두 떠안게 됩니다.
핵심 단어는 고의입니다. 조회에 잡히지 않은 휴면 계좌가 뒤늦게 발견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주의
알고도 적지 않은 재산이 있으면 한정승인의 보호막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 고인의 금붙이나 현금을 먼저 챙겨 두었다면 목록에 반드시 넣고, 뒤늦게 찾은 재산은 발견한 날 바로 법원에 추가 목록을 내십시오.
차량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찾아 생활비로 쓰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신고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그 자체로 단순승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록을 다 쓸 때까지는 재산에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미 써 버린 뒤에 빚을 알았다면
석 달이 지나 단순승인으로 굳어진 뒤에야 빚이 더 크다는 것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몰랐던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다시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특별한정승인이라고 부르는 절차입니다.
이때 목록 작성법이 달라집니다.
- 지금 남아 있는 재산의 목록을 작성합니다
- 그사이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냅니다
- 고인의 채권자에게 먼저 갚아 준 돈이 있다면 날짜와 금액, 영수증을 따로 정리합니다
처분한 재산의 가액까지 적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채권자에게 돌아갈 몫을 셀 때 남은 재산에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값을 더해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정승인 전에 상속채권자에게 이미 갚아 준 금액은 그 합계에서 뺍니다. 영수증을 모아 두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신고가 받아들여진 다음에는
법원이 신고를 수리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목록에 적힌 재산으로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나눠 주는 청산이 시작됩니다.
- 수리된 날부터 5일 안에 한정승인 사실과 채권 신고 기간을 공고합니다. 신고 기간은 2개월 이상이어야 합니다
-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신고하라는 안내를 보냅니다
- 신고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어느 채권자에게도 먼저 갚지 않습니다
- 기간이 지나면 신고가 들어온 채권과 상속인이 파악하고 있던 채권을 한데 모아 금액에 비례해 배당합니다
이 과정에서 목록이 다시 쓰입니다. 무엇을 팔아 얼마를 나눴는지 설명할 기준이 바로 처음 낸 목록이기 때문입니다.
정리
한정승인 신고서의 재산 목록은 형식적인 첨부 서류가 아닙니다. 상속인이 책임질 범위를 정하는 경계선입니다.
재산과 빚을 빠짐없이 적고, 값에는 근거를 달고, 뒤늦게 찾은 재산은 바로 추가하십시오. 알면서 뺀 재산이 드러나면 빚 전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점만은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미 재산 일부를 써 버렸거나 가족 사이에 누가 무엇을 가져갔는지 정리가 안 됐다면, 목록을 내기 전에 상속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19조, 제1026조, 제1028조, 제1029조, 제1030조, 제1032조, 제1033조, 제1034조 · 가사소송법 제44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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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재산 목록에 빚만 있고 재산이 거의 없어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목록에 남은 재산이 적거나 거의 없더라도 확인된 재산과 빚을 그대로 적어 내면 됩니다. 재산이 전혀 없고 물려받을 뜻도 없다면 상속 포기와 비교해 어느 쪽이 나은지 따져 보십시오.
형제 중 한 명만 한정승인을 해도 되나요?
공동상속인은 각자 자기 상속분에 따라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형제가 아무 조치 없이 기간을 넘기면 그 사람은 자기 몫의 빚을 제한 없이 떠안게 되므로 가족이 함께 방향을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목록을 낸 뒤 금액이 틀린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알게 된 즉시 정정한 목록과 근거 자료를 법원에 추가로 내십시오. 문제가 되는 것은 고의로 적지 않은 경우이므로, 착오를 바로잡으려는 흔적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례비로 고인의 예금을 쓴 것도 목록에 적어야 하나요?
예금이 줄어든 경위를 목록이나 별도 설명서에 밝혀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언제 얼마를 어떤 용도로 썼는지 영수증과 함께 정리해 두면 나중에 처분 여부를 두고 다툼이 생겨도 설명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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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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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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