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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사가 압수를 거절할 수 있는 물건
변호사·의사가 압수를 거절할 수 있는 물건
상담 기록과 진료 기록은 의뢰인이나 환자가 남에게 보일 생각 없이 맡긴 것입니다. 그런데 수사가 시작되면 그 서류가 보관된 사무실과 병원으로 영장이 들어옵니다. 형사소송법은 이 충돌을 예상해 조문을 하나 두었습니다. 일정한 직업에 있는 사람이 업무상 위탁을 받아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이면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거부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누가 거부할 수 있나
조문이 직업을 하나하나 적어 두었습니다. 제112조에 이름이 오른 사람은 이렇게 묶입니다.
- 의료 쪽으로는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가 있고 약사와 약종상이 이어집니다.
- 조산사와 간호사도 같은 줄에 놓였습니다.
- 법률과 회계 쪽으로는 변호사와 변리사, 공증인이 있고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대서업자가 함께 적혔습니다.
- 종교의 직에 있는 사람도 목록에 들어갑니다.
- 지금은 그 일을 그만둔 사람에게도 같은 지위가 남습니다.
마지막 줄을 눈여겨보십시오. 사무실을 접은 변호사, 병원을 떠난 간호사가 예전 자료를 아직 가지고 있어도 같은 자리에 섭니다.
거꾸로 이 목록 밖의 직업은 이 조문을 근거로 삼을 수 없습니다. 심리상담을 하는 분이나 기업 자문을 맡은 분이 받아 둔 자료는 다른 법률에서 근거를 찾아야 합니다.
거부할 수 있는 것은 물건이다
조문의 말을 그대로 읽어야 합니다. 대상은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이고, 그중에서도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입니다.
세 가지 요건이 겹칩니다. 첫째, 업무와 관련해 맡겨진 것이어야 합니다. 친구로서 받아 둔 서류는 업무상 위탁이 아닙니다. 둘째, 지금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미 의뢰인에게 돌려준 자료는 그 사람의 집에서 압수될 뿐입니다. 셋째, 그 내용이 타인의 비밀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타인은 맡긴 사람입니다. 변호사 본인의 수임료 장부나 사무실 회계 자료처럼 자기 사정에 관한 것은 이 조문으로 막기 어렵습니다.
전자 자료도 물건에 준해 다루어집니다. 서버와 저장장치에 담긴 상담 파일이 실제 분쟁의 중심입니다.
두 개의 예외가 있다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맡긴 사람이 승낙한 때, 그리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되는 때입니다.
앞의 예외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비밀의 주인이 열어도 좋다고 하면 지켜 줄 이유가 없어집니다. 의뢰인이 수사기관에 협조하기로 하고 동의서를 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뒤의 예외가 다툼의 자리입니다. 조문은 기준을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중대성, 그 자료가 아니면 확인할 수 없는지, 비밀이 침해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견주어 판단합니다.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주의
거부권이 있다는 말과 영장이 무효라는 말은 다릅니다. 거부의 뜻을 밝히지 않은 채 자료를 내어 주면 그 뒤에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거부 의사와 그 근거를 분명히 남겨 두어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에도 적용되나
적용됩니다. 제112조는 법원의 압수를 정한 조문이지만, 제219조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압수·수색·검증에 이 조문을 준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병원에 와서 진료기록부를 가져가려 할 때에도 같은 논리가 작동합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장면은 대부분 이쪽입니다. 법정보다 사무실과 진료실에서 먼저 벌어집니다.
이 준용 규정은 개정이 예정되어 있어 문구가 바뀔 예정이지만, 제112조를 준용한다는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이 수색까지 막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소를 뒤지는 절차와 물건을 가져가는 절차는 구분되며, 거부권이 작동하는 곳은 뒤쪽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법정에서의 증언과는 어떻게 이어지나
짝이 되는 조문이 제149조입니다. 같은 목록을 법정으로 다시 불러 내는데, 이번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맡은 일을 하면서 알게 된 남의 비밀입니다. 그런 사실을 물어 오면 대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 조문의 차이는 대상입니다. 제112조는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을, 제149조는 머릿속에 있는 사실을 다룹니다. 빠져나가는 문의 모양도 같습니다. 주인이 말해도 좋다고 했거나 공익이 크게 걸려 있다고 인정되면 거부가 통하지 않습니다.
제150조는 증언을 거부하는 사람이 그 사유를 소명하도록 했습니다. 이유를 말하지 않고 침묵만 지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소명은 질문 단위로 합니다. 증인석에 앉는 것 자체를 면해 주는 제도가 아니므로, 소환에는 응하고 해당하는 질문에서 거부의 뜻을 밝히는 순서가 맞습니다.
공무상·군사상 비밀은 구조가 다르다
이웃한 두 조문은 설계가 다릅니다. 이 점을 섞어 쓰면 대응이 어긋납니다.
| 구분 | 내용 |
|---|---|
| 제110조 |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 책임자가 승낙권을 가짐 |
| 제111조 | 공무원이 가진 물건, 신고가 있으면 소속 공무소의 승낙 필요 |
| 제112조 | 업무상 맡아 둔 물건, 승낙권은 비밀의 주인에게 |
| 거절의 한계 | 앞의 두 조문은 나라의 중대한 이익이 걸린 때만 거절 가능 |
제111조는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가진 물건을 다룹니다. 본인이나 그 공무소가 직무상 비밀이라고 신고하면, 소속 공무소나 감독관공서의 승낙이 없는 한 가져가지 못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승낙을 함부로 거절하지 못하게 막아 두었습니다.
앞의 두 조문은 기관이 결정하고, 뒤의 조문은 맡긴 사람이 결정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무엇을 하나
영장이 들어오면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제118조에 따라 영장을 제시받고, 처분을 받는 사람이 피고인이면 사본도 받습니다.
참여권도 중요합니다. 제121조는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이 집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제123조 제2항은 주거주나 간수자를 참여하게 하도록 했습니다. 집행이 끝나면 제129조에 따라 압수목록을 교부받습니다. 무엇이 나갔는지를 기록으로 확보하는 단계입니다.
거부할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이 섞여 있다면 항목을 나누어 말해야 합니다. 전부를 막겠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거부했는데도 가져갔다면 준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정리
제112조는 직업의 목록, 위탁의 존재, 타인의 비밀이라는 세 요건으로 짜여 있습니다.
승낙과 중대한 공익상 필요라는 두 예외가 있고, 제219조를 통해 수사기관의 압수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법정 증언은 제149조가 같은 구조로 다루며 거부 사유는 소명해야 합니다. 사무실이나 병원에 영장이 들어온 상황이라면 현장에서의 한마디가 결과를 갈라 놓으므로, 변호사의 조력을 즉시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11조, 제112조, 제118조, 제121조, 제123조, 제129조, 제149조, 제150조, 제219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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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영장에 적힌 물건을 전부 거부해도 되나요?
항목별로 나누어 판단해야 합니다. 업무상 위탁받아 보관 중이고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는 것만 대상이므로, 사무실 회계 자료처럼 본인 사정에 관한 것은 별도로 다루어집니다.
의뢰인이 동의하면 곧바로 내어 주어야 하나요?
승낙이 있으면 거부권의 근거가 사라집니다. 다만 그 자료에 다른 사람의 비밀이 함께 담겨 있다면 그 부분은 여전히 남으므로 분리해 검토하셔야 합니다.
전자 차트와 서버 자료도 같은 취급인가요?
보관 형태가 종이인지 전자인지로 결론이 갈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선별 없이 통째로 복제해 가는 방식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아 참여와 선별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거부했는데도 가져갔다면 어떻게 하나요?
압수목록을 먼저 확보하시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경위를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그 자료를 근거로 준항고를 제기해 압수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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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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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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