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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모두 상속 포기 뒤 빚은 손주에게 간다
자녀 모두 상속 포기 뒤 빚은 손주에게 간다
어머니를 먼저 보낸 뒤 혼자 식당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거래처 외상과 카드 대금, 사업자 대출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세 남매는 장례를 마치고 한 달 안에 가정법원에 상속 포기를 신고했고, 모두 수리되었습니다. 그런데 넉 달쯤 지나 맏아들의 고등학생 딸 이름으로 카드사 독촉장이 날아왔습니다. 남매가 모두 빠지자 상속인 자리가 그다음 세대로 내려간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손주 쪽에서는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하는지를 순서대로 짚어 봅니다.
자녀가 모두 포기했는데 왜 손주가 상속인이 되나
포기의 효력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포기의 소급효
상속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 효력이 생깁니다(제1042조). 포기한 자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순간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제1000조 제1항은 첫 번째 순위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으로 정했고, 제2항은 같은 순위에 여러 사람이 있으면 촌수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앞세웁니다. 자녀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면 남은 직계비속 가운데 가장 가까운 사람은 손자녀입니다. 손주는 부모를 대신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순위로 상속인이 됩니다.
대습상속과 헷갈리기 쉽습니다. 제1001조의 대습상속은 상속인이 될 사람이 먼저 사망했거나 결격 등으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경우에 그 직계비속이 자리를 잇는 제도이고, 포기는 그 사유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결과는 비슷해 보여도 출발점이 다릅니다.
손주까지 포기하면 그다음은 누구인가
순위를 따라 계속 내려갑니다.
| 차례 | 상속인이 되는 사람 | 근거 |
|---|---|---|
| 1 | 자녀 | 제1000조 제1항 제1호 |
| 2 | 자녀 전원 포기 시 손자녀, 그다음 증손자녀 | 같은 호, 제2항 (최근친 우선) |
| 3 | 직계비속이 모두 빠지면 부모·조부모 | 제1000조 제1항 제2호 |
| 4 | 형제자매 | 같은 항 제3호 |
| 5 | 4촌 이내의 방계혈족 | 같은 항 제4호 |
그래서 한 집안에서 포기 신고가 몇 차례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고모, 삼촌, 사촌에게까지 독촉장이 가는 일이 이런 구조에서 생깁니다.
위 사례는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신 경우입니다. 배우자가 살아 있다면 제1003조가 배우자를 1·2순위 상속인과 같은 순위에 두기 때문에 셈이 달라지므로, 그 경우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손주의 3개월은 언제부터 세나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승인이나 포기를 정합니다(제1019조 제1항). 포기는 이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제1041조).
손주 입장에서 문제는 이 날짜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은 장례 때 알았지만, 자기가 상속인이 된 것은 앞 순위가 모두 포기한 뒤입니다. 실무에서는 앞 순위의 포기로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정까지 안 때를 기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주가 미성년자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제1020조는 제한능력자인 상속인의 기간을 친권자나 후견인이 안 날부터 셉니다. 친권자인 맏아들은 자기 포기를 신고하면서 이미 사정을 알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딸의 기간도 그때부터 흐르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니 미루면 안 됩니다.
연쇄 포기를 처음부터 막을 방법은 없나
있습니다. 상속인 자리를 비우지 않으면 됩니다.
자녀 가운데 한 사람이 포기 대신 한정승인을 하면 그 사람이 상속인으로 남습니다. 한정승인은 물려받는 재산의 한도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조건으로 상속을 받아들이는 것이어서(제1028조), 상속인 자리는 채워지되 자기 재산까지 빚에 묶이지는 않습니다. 나머지 형제가 포기해도 순위가 다음 세대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 가족이 모여 상속재산과 빚의 규모를 먼저 조사합니다 (제1019조 제2항)
- 한정승인을 맡을 한 사람을 정하고, 재산 목록을 붙여 법원에 신고합니다 (제1030조)
- 나머지 공동상속인은 같은 3개월 안에 포기 신고를 합니다
- 한정승인을 한 사람이 채권자에게 공고하고 남은 재산 범위에서 정리합니다
재산 목록 작성과 채권자 공고 등 절차가 포기보다 번거롭습니다. 그 수고를 한 사람이 떠안는 대신 아래 세대 전체가 법원을 드나들 일이 사라집니다.
포기한 자녀에게 남는 일이 있나
관리 의무가 남습니다. 제1044조 제1항은 포기한 사람이 그 포기로 상속인이 된 사람이 상속재산을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관리를 계속하도록 정합니다. 아버지 가게의 집기나 차를 아무렇게나 두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가족에게 알리는 일도 미루지 마십시오. 법에 통지 의무가 따로 적혀 있지는 않지만, 다음 순위가 모르는 사이에 기간이 지나면 피해는 그쪽이 고스란히 집니다.
주의
손주나 그 부모가 할아버지의 차를 처분하거나 예금을 찾아 쓰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이 되어 단순승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제1026조 제1호). 그러면 포기도 한정승인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신고가 끝날 때까지는 재산에 손대지 마십시오.
정리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포기의 소급효 때문에 손자녀가 첫 순위 직계비속으로 상속인이 됩니다. 대습상속이 아니라 자기 순위로 받는 것이며, 손주도 포기하면 순위는 계속 내려갑니다.
독촉장을 받은 손주 쪽은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정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포기나 한정승인을 신고해야 하고, 미성년자라면 친권자 기준으로 기간이 흐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녀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면 연쇄를 끊을 수 있습니다. 기간 계산이 애매하다면 상속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함께 날짜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00조, 제1001조, 제1003조, 제1019조, 제1020조, 제1026조, 제1028조, 제1030조, 제1041조, 제1042조, 제1044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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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손주가 아직 갓난아기입니다. 포기 신고는 누가 하나요?
미성년자의 신고는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대신 합니다. 기간도 친권자가 상속인이 된 사정을 안 날부터 셀 수 있으니 부모의 포기 신고 직후 바로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나요?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빚을 갚는 것이므로 자기 재산으로 부족분을 메울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재산 목록을 성실히 적고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 손주 이름으로 독촉장을 받았습니다. 이미 늦었나요?
쟁점은 손주에게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 언제인가입니다. 앞 순위의 포기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보여 줄 자료를 모아 바로 가정법원에 신고하십시오.
할아버지 명의 휴대전화 요금을 대신 냈는데 단순승인이 되나요?
자기 돈으로 대신 낸 것과 상속재산을 꺼내 쓴 것은 다릅니다. 상속재산인 예금으로 냈다면 처분으로 볼 여지가 있으니 어떤 돈으로 냈는지 기록을 남겨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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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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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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