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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부모 모신 공로, 분할 심판 없이 따로 못 구한다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7일조회 0

부모 모신 공로, 분할 심판 없이 따로 못 구한다

둘째 딸은 어머니가 쓰러진 뒤 9년을 한집에 살며 병원을 오갔습니다. 장례가 끝나자 오빠와 남동생은 아파트를 팔아 셋이 똑같이 나누자는 협의서를 들고 왔습니다. 딸은 도장을 찍는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눌 건 나누고, 내가 어머니를 모신 몫은 따로 소송으로 받겠다고.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민법은 이 공로, 곧 기여분을 따로 떼어 청구하는 길을 열어 두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설계했는지, 그렇다면 딸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짚어 봅니다.

기여분은 어떻게 상속분을 바꾸나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가운데 상당한 기간 동거하거나 간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모를 특별히 부양했거나, 부모 재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특별히 기여한 사람의 몫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계산은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상속이 시작될 때의 재산에서 기여분을 먼저 떼어 내고, 남은 금액을 상속재산으로 보아 법정상속분대로 나눈 뒤, 기여한 사람의 몫에 기여분을 더합니다.

가정오빠둘째 딸남동생
아파트 6억 원, 기여분 없음2억 원2억 원2억 원
기여분 1억 5천만 원 인정1억 5천만 원3억 원1억 5천만 원

둘째 줄에서 딸의 몫은 나머지 4억 5천만 원의 3분의 1인 1억 5천만 원에 기여분 1억 5천만 원을 더한 3억 원입니다.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이 표가 보여 주는 핵심은 간단합니다. 기여분은 독립된 돈이 아니라 상속분의 크기를 고치는 값입니다. 기여분이 늘면 다른 형제의 몫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결국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와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왜 따로 청구할 수 없나

민법은 기여분을 먼저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하게 하고, 협의가 되지 않거나 할 수 없을 때 기여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 청구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상속재산 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 또는 인지나 재판으로 뒤늦게 공동상속인이 된 사람이 가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묶어 둔 이유는 앞의 표에서 이미 드러납니다.

분할 없이 기여분만 정해 봐야 그 숫자를 적용할 대상이 없습니다. 기여분만 따로 판결로 받는다 해도 다시 분할 절차에서 재산을 나눠야 하므로, 같은 가족이 두 번 법정에 서게 됩니다. 가사소송법이 기여분 결정과 상속재산 분할을 같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나란히 두고 있는 것도 한 절차 안에서 함께 정리하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기여분만 떼어 낸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둘째 딸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나

우선 협의 단계에서 기여분을 분명히 주장합니다. 형제들이 인정하면 협의서에 기여분과 그에 따른 몫을 적어 넣으면 됩니다. 협의가 틀어지면 법원으로 갑니다.

  1. 가정법원에 상속재산 분할 심판을 청구하면서 같은 절차에서 기여분 결정도 청구합니다
  2. 두 사건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이어서 먼저 조정을 거칩니다. 조정 신청 없이 심판을 청구해도 법원이 조정에 회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3.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심판으로 넘어가, 법원이 기여의 시기와 방법, 정도, 상속재산의 액수 같은 사정을 참작해 기여분을 정합니다
  4. 정해진 기여분을 반영해 분할 방법까지 한 번에 결정됩니다

분할 청구 자체에는 기한이 따로 없습니다.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가 유언으로 상속 개시일부터 5년을 넘지 않는 기간 동안 분할을 금지해 두었다면 그 기간에는 분할을 구할 수 없으므로 유언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협의서에 도장을 찍었다면

이 부분이 가장 아픕니다.

기여분 주장 없이 분할 협의를 마쳤다면 기여분을 청구할 전제인 분할 청구가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협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사실상 기여분을 포기한 셈이 될 수 있습니다.

주의
형제들이 일단 똑같이 나누고 공로는 나중에 따로 챙겨 주겠다고 말하더라도, 그 약속을 협의서에 적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다시 꺼내기 어렵습니다. 기여분 문제가 정리되기 전에는 분할 협의서에 서명하지 마십시오.

예외처럼 열린 문이 하나 있습니다. 분할이 끝난 뒤 인지 등으로 새로운 공동상속인이 나타나 자기 몫의 가액을 청구하면, 그 절차에서 기여분 청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드물고, 기여자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아닙니다.

기여분에는 한도가 있나

있습니다. 기여분은 상속이 시작될 때의 재산 가액에서 유증의 가액을 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 어머니가 아파트의 절반을 손주에게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면, 기여분은 나머지 절반 안에서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기여분을 정하는 방식도 계산식이 아닙니다. 법원은 기여의 시기, 방법, 정도와 상속재산의 액수, 그 밖의 사정을 종합합니다. 몇 년을 모셨으니 몇 퍼센트라는 공식은 조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료가 결과를 가릅니다.

특별한 부양을 보여 줄 자료
· 같은 주소에 산 기간을 보여 주는 주민등록초본
· 입원 보호자 기록, 간병 일지, 요양 등급 신청 서류
· 병원비와 생활비를 부담한 이체 내역
· 다른 형제들의 방문 빈도와 비용 분담을 보여 주는 메시지

자녀라면 누구나 지는 정도의 부양을 넘어섰다는 점, 조문의 표현으로는 특별히 부양했다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동거 기간과 간병의 강도, 비용 부담을 함께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

부모를 모신 공로는 기여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기여분이 상속분을 고치는 값인 만큼 상속재산 분할 절차와 함께 청구해야 합니다.

협의가 안 되면 분할 심판과 기여분 결정을 한 번에 청구하고 조정부터 거치십시오. 그리고 기여분이 정리되기 전에는 어떤 협의서에도 서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 상속 사건을 다뤄 본 변호사와 함께 청구 시점과 입증 자료를 먼저 점검해 보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1008조의2, 제1009조, 제1012조, 제1013조, 제1014조 · 가사소송법 제2조, 제50조

관련 안내: 부산 변호사 · 업무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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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오래 모셨는데 기여분을 받을 수 있나요?

민법은 기여분을 공동상속인 가운데 기여한 사람에게 인정합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상속인이 아니므로 스스로 기여분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배우자인 아들이 상속인으로서 부양 사정을 주장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형제 가운데 한 명만 기여분에 반대해도 협의가 안 되나요?

기여분 협의는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협의로 정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가정법원에 상속재산 분할과 기여분 결정을 함께 청구해 조정과 심판으로 정하게 됩니다.

분할 심판에서 기여분 청구를 나중에 추가해도 되나요?

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에 기여분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분할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그 안에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절차가 많이 진행된 뒤에는 정리가 늦어질 수 있으니 처음부터 함께 내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 사업을 도와 재산을 늘린 것도 기여분이 되나요?

민법은 부양뿐 아니라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도 기여분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무보수로 일한 기간, 투입한 자금, 재산 증가와의 관련성을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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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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