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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임의로 한 진술이라야 증거가 된다
임의로 한 진술이라야 증거가 된다
조사실에서 한 말이 법정에서 그대로 쓰이는지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밤늦게까지 붙잡혀 있었다거나, 가족을 걸고 압박을 받았다거나, 빨리 인정하면 끝난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정이 뒤에야 떠오릅니다. 형사소송법은 이 물음에 짧은 조문 하나를 배치해 두었습니다. 제317조입니다. 세 개의 항으로 되어 있고 문장은 모두 한 줄씩이지만, 조서와 진술서, 검증조서까지 한꺼번에 걸러 내는 그물 역할을 합니다. 이 조문이 어디에 놓여 있고 다른 규정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세 개의 항이 각각 무엇을 맡나
제317조 제1항은 피고인의 진술이든 피고인 아닌 사람의 진술이든 임의로 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합니다. 법정에서의 진술과 법정 밖의 진술을 가리지 않습니다.
제2항은 서류를 겨냥합니다.
전항의 서류는 그 작성 또는 내용인 진술이 임의로 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진술을 담은 종이도 같은 잣대로 본다는 뜻입니다.
제3항은 검증조서의 일부가 진술을 기재한 것이면 그 부분에 한하여 앞의 두 항의 예에 따르도록 나눕니다.
임의성
진술한 사람의 의사가 눌리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말인지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와는 다른 층의 문제여서, 사실과 들어맞는 자백이라도 임의성이 부정되면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 반대로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해서 그 진술이 믿을 만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증거로 쓸 자격을 가르는 관문일 뿐이고, 믿을지 말지는 그 문을 통과한 뒤에 따집니다.
제309조와는 어떻게 다른가
비슷해 보이는 조문이 앞쪽에 있습니다. 제309조는 피고인의 자백을 겨냥합니다. 고문이나 폭행, 협박, 부당하게 길어진 신체구속, 기망 같은 방법이 끼어들어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이유가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한다는 규정입니다.
두 조문은 세 지점에서 갈립니다.
대상이 다릅니다. 제309조는 피고인의 자백만을 다루지만 제317조는 피고인 아닌 사람의 진술까지 포함합니다. 요구하는 정도도 다릅니다. 제309조는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배제하는 반면, 제317조 제2항은 임의로 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범위도 다릅니다. 제309조는 유죄의 증거로 쓰지 못한다고 하여 용도를 한정했고, 제317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만 적었습니다.
| 구분 | 제309조 | 제317조 |
|---|---|---|
| 대상 | 피고인의 자백 | 피고인과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 |
| 요건 |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 | 임의로 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을 때 |
| 효과 |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함 | 증거로 할 수 없음 |
| 서류 | 별도 규정 없음 | 제2항이 진술 기재 서류를 포함 |
임의성은 누가 보여야 하나
문장 구조가 답을 담고 있습니다. 제317조 제2항은 임의로 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증명되지 않은 상태의 부담이 제출하는 쪽에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툼은 임의성을 깨는 사정을 방어하는 쪽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내느냐로 흘러갑니다. 조사 시각과 휴식 간격, 변호인 참여 여부, 진술을 번복한 시점 같은 것들입니다. 신문 과정이 영상으로 남아 있다면 그 내용이 곧 판단 자료가 됩니다.
서류로 남은 진술은 어떻게 걸러지나
조서와 진술서는 두 관문을 지나야 하고, 앞의 관문은 전문법칙 쪽입니다.
제312조 제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해 증거로 삼게 합니다.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에 같은 요건을 둡니다.
제313조는 진술서 등을 다룹니다.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면 증거로 할 수 있습니다. 제2항은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해도 디지털포렌식 자료나 감정 같은 객관적 방법으로 증명되면 길을 열어 둡니다.
이 관문을 지나도 제317조가 남습니다.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 서류라도 그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니면 다시 걸립니다.
주의
임의성 다툼은 시점이 중요합니다. 증거조사가 끝난 뒤에 사정을 꺼내면 당시 상황을 되짚을 자료가 이미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압박을 느끼셨다면 그날의 시각과 오간 말을 빨리 기록해 두시고, 변호인이 있다면 증거인부 단계에서 그 사정을 정리해 밝히는 편이 낫습니다.
검증조서에 진술이 섞여 있을 때
현장검증 조서에는 수사기관이 관찰한 결과와 그 자리에서 나온 말이 함께 담깁니다.
제317조 제3항은 이 둘을 갈라놓습니다.
진술을 기재한 부분만 앞의 두 항의 예에 따르므로 관찰 결과 부분과 진술 부분의 운명이 갈립니다. 제312조 제6항이 검증조서를 작성자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된 때에 쓸 수 있게 하는 것과는 층이 다릅니다.
범행을 재연한 사진과 그 아래 적힌 설명이 자주 쟁점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동의하면 임의성 문제도 사라지나
제318조 제1항은 검사와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을 동의한 서류 또는 물건을 진정한 것으로 인정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게 합니다. 전문법칙의 제약을 걷어 내는 조항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흠이 덮이지는 않습니다.
임의성이 없는 진술까지 동의만으로 되살아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317조가 증거능력 자체를 부정하는 규정으로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증거 목록에 동의 표시를 하기 전에 그 서류에 담긴 진술의 경위를 먼저 따져야 하는 까닭입니다.
- 조사 시작과 종료 시각, 조사가 이어진 총 시간
- 변호인 참여 신청과 실제 참여 여부
- 진술거부권을 알린 기록이 조서에 남아 있는지
- 같은 사실에 대한 진술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 영상녹화물이나 조사 과정 기록이 존재하는지
조서 규정이 바뀌는 것과의 관계
제312조는 개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문의 제목과 제1항의 구조가 달라지지만, 임의성을 요구하는 제317조는 그와 별개로 그대로 작동합니다.
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312조와 제313조는 진술을 담은 서류를 어떤 요건에서 법정에 들일지를 정하는 규정이고, 제317조는 그 진술이 눌리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는지를 묻는 규정입니다. 앞의 문이 열려도 뒤의 문은 따로 열어야 합니다.
정리
제317조는 진술과 그 진술을 담은 서류, 검증조서의 진술 부분까지 임의성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묶어 둔 조문입니다.
제309조가 자백에 대해 의심할 만한 이유만으로도 배제하는 데 비해, 제317조 제2항은 임의로 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쓸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전문법칙의 요건을 통과한 조서라도 이 관문에서 다시 걸리므로, 증거인부 전에 조사 경위를 정리해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느끼신다면 날짜와 시각, 오간 말을 먼저 기록하십시오. 그다음 형사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증거인부의 방향을 함께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309조, 제310조, 제312조, 제313조, 제314조, 제316조, 제317조, 제318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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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조사받을 때 압박을 받았습니다. 조서를 증거에서 뺄 수 있나요?
제317조 제2항은 진술을 기재한 서류를 임의로 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합니다. 조사 시각과 휴식 간격, 변호인 참여 여부, 영상녹화물의 존재를 확인해 증거인부 단계에서 임의성을 다투셔야 합니다.
제309조와 제317조 중 어느 쪽을 주장해야 하나요?
자백에 해당하고 고문이나 협박 같은 사정이 있다면 제309조가 직접 겨냥한 상황입니다. 자백이 아닌 진술이거나 피고인 아닌 사람의 진술이라면 제317조로 다투게 되며, 두 조문을 함께 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장검증 조서에 제가 설명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제317조 제3항은 검증조서 중 진술을 기재한 부분에 한하여 앞의 두 항을 적용하도록 합니다. 관찰 결과 부분과 진술 부분이 따로 판단되므로, 설명 부분의 임의성만을 겨냥해 다툴 수 있습니다.
증거에 동의했는데 나중에 임의성을 다툴 수 있나요?
제318조 제1항의 동의는 전문법칙의 제약을 걷어 내는 것이고, 제317조가 부정하는 증거능력까지 동의만으로 되살아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절차가 진행된 뒤에는 다투기가 어려워지므로 동의 전에 경위를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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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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