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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

포털 팩트체크 협약이 가짜뉴스를 거를까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4일조회 0

포털 팩트체크 협약이 가짜뉴스를 거를까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댐이 무너졌다는 영상이 포털 인기 동영상에 올랐습니다. 몇 해 전 다른 나라에서 찍힌 장면이었지만, 그 사실이 알려질 때쯤에는 이미 수십만 명이 본 뒤였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올해 정보통신망법에 대형 플랫폼과 사실확인 단체가 협약을 맺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겼습니다. 포털이 팩트체크 단체와 손잡으면 가짜뉴스가 걸러질까요. 조문을 뜯어 보면 이 제도가 무엇을 약속하고 무엇은 약속하지 않는지가 보입니다.

법은 포털에 무엇을 의무로 지웠나

새로 들어온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16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겨냥합니다. 이용자 수와 서비스 종류 등이 시행령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입니다. 이들은 허위정보나 조작정보의 처리에 관한 자율적인 정책을 세우고 운영해야 합니다.

의무는 여기까지입니다.

팩트체크 단체와의 협약은 체결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맺을지 말지는 사업자가 정합니다. 다만 맺었다면 그 협약을 공개해야 합니다. 어떤 단체와 어떤 조건으로 손잡았는지 이용자가 볼 수 있게 하라는 것이고, 이 공개 의무가 제도의 뼈대입니다.

사실확인 단체
시행령으로 정하는 국제적인 사실확인 절차에 관한 규범을 지키는 단체를 말합니다. 아무 단체나 협약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증 방법과 독립성에 관한 국제 기준을 따르는 곳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인 규범은 시행령에서 정해집니다.

협약을 맺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협약 이후의 흐름은 세 단계입니다. 단체가 확인하고, 포털이 반영하고, 반영 사실을 알립니다. 단계마다 의무의 강도가 다릅니다.

단계주체법이 쓴 표현
사실확인 결과와 조치를 담은 보고서 작성·공개사실확인 단체하여야 한다 (의무)
보고서 내용을 서비스에 반영포털 등 제공자반영할 수 있다 (재량)
반영한 사실을 이용자에게 공표포털 등 제공자공표한다 (반영했다면 의무)
사실확인 단체 활동 지원 센터 설립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설립할 수 있다 (재량)

표에서 눈여겨볼 곳은 두 번째 줄입니다. 단체가 거짓이라고 확인해도 포털에는 그 결과를 서비스에 반영할 의무가 없습니다. 반영 여부는 포털이 스스로 세운 정책에 따릅니다.

반대로 반영했다면 숨길 수 없습니다.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공표해야 하므로, 어떤 게시물에 어떤 조치가 붙었는지 사후에 검증할 수 있습니다.

무엇은 걸러지고 무엇은 새어 나가나

이 제도의 강점은 속도보다 기록에 있습니다. 단체의 보고서와 포털의 공표가 쌓이면 어떤 유형의 거짓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공개된 자료가 남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세울 수 있는 투명성센터는 사실확인 단체의 데이터베이스 운영과 연구, 교육, 국제협력을 맡도록 되어 있어 이 기록을 모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 협약 체결과 결과 반영이 모두 재량이라, 포털이 소극적이면 제도가 서류로만 남을 수 있습니다
  • 검증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재난 영상처럼 몇 시간 만에 퍼지는 정보는 확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소비됩니다
  • 대규모 제공자만 대상이라 작은 커뮤니티나 메신저 단체방은 이 틀 밖에 있습니다
  •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등의 콘텐츠에는 신고가 들어와도 포털이 삭제나 계정 정지 같은 조치를 할 수 없도록 따로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이 협약을 가짜뉴스 필터로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포털이 거짓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창에 가깝습니다.

허위정보와 허위조작정보는 어떻게 다른가

이 부분이 제도의 성격을 가릅니다.

팩트체크 조항이 다루는 것은 허위정보와 조작정보입니다. 내용 전부나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입니다. 반면 유통 금지와 과징금, 가중 배상이 걸린 허위조작정보는 여기에 더해 허위임을 알았다는 인식과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까지 갖춰야 하고, 풍자와 패러디는 빠집니다.

팩트체크는 올린 사람의 속마음을 묻지 않고 내용이 사실인지만 보기 때문에, 제재보다 정보 제공에 가까운 도구입니다. 착각으로 잘못된 글을 올린 사람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처벌이나 배상 책임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부딪히지는 않나

사실확인 결과를 반영하는 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확인 결과를 게시물 옆에 표시하는 데 그친다면 정보가 하나 더 붙는 것이고, 노출을 줄이거나 지운다면 표현을 제한하는 것이 됩니다. 반영 방법과 공표 방법은 시행령에 맡겨져 있어 그 내용을 지켜봐야 합니다.

게시자에게 방어 수단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규모 제공자가 신고를 받아 삭제나 노출 제한, 수익화 제한 같은 조치를 하면 정당한 이유와 이의신청 절차를 게시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통지를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그 결정에 대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
팩트체크 결과에 거짓이라는 표시가 붙었다고 해서 그 글이 곧바로 명예훼손이나 불법정보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표시가 붙지 않았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법적 책임은 법원이나 관계 기관의 판단을 따로 거쳐야 정해집니다.

피해를 입은 쪽은 이 제도를 어떻게 쓸 수 있나

거짓 정보로 피해를 본 개인이나 기업이라면 협약 여부와 상관없이 쓸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1. 포털의 협약 공개 내역을 확인해 어떤 사실확인 단체가 활동하는지 봅니다
  2. 대규모 제공자에게 정보의 구체적 위치와 허위라고 보는 이유, 근거를 적어 신고합니다
  3. 사실확인 단체의 공개 보고서에 해당 정보가 다뤄졌다면 캡처해 증거로 보관합니다
  4. 포털의 조치가 미흡하면 통지일부터 6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하고, 필요하면 분쟁조정으로 넘어갑니다

대규모 제공자는 신고 건수와 처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6개월에 한 번 이상 공표해야 합니다. 비슷한 신고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그 보고서에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정리

포털과 팩트체크 단체의 협약은 가짜뉴스를 자동으로 걸러 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협약도, 결과 반영도 포털의 선택에 맡겨져 있고, 검증 속도는 빠르게 퍼지는 정보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대신 협약 공개와 반영 사실 공표라는 두 가지 의무 덕분에, 포털이 거짓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밖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도의 실효성은 시행령이 반영 방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거짓 정보로 이미 피해를 입었다면 팩트체크를 기다리기보다 신고와 이의신청, 분쟁조정, 소송 가운데 무엇을 먼저 쓸지 온라인 분쟁을 다루는 변호사와 함께 판단하는 편이 빠릅니다.

참조 조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4조의7, 제44조의12, 제44조의14, 제44조의16, 제44조의17

관련 안내: 부산 변호사 · 업무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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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모든 포털이 팩트체크 협약을 맺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정보 처리에 관한 자율 정책을 세울 의무가 있지만, 사실확인 단체와의 협약은 체결할 수 있다고만 정해져 있습니다. 협약을 맺은 경우에는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팩트체크 결과가 나오면 게시물이 삭제되나요?

법은 포털이 보고서 내용을 자기 정책에 따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고 정할 뿐, 삭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반영 방법은 시행령에 맡겨져 있으며, 반영했다면 그 사실을 이용자가 알 수 있게 공표해야 합니다.

언론사 기사도 팩트체크 대상이 되나요?

팩트체크 조항 자체가 언론사를 제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고를 받은 대규모 제공자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등에 대해 삭제나 계정 정지, 수익화 제한 같은 조치를 할 수 없도록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 글에 거짓 표시가 붙었는데 억울합니다.

표시와 함께 삭제나 노출 제한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조치 통지일로부터 반년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의신청 결정에도 불복하면 분쟁조정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근거 자료를 정리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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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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