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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로 쓰러진 병, 업무 탓인지 판정위원회가 가린다
과로로 쓰러진 병, 업무 탓인지 판정위원회가 가린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두 달 가까이 밤 열한 시 퇴근이 이어지던 팀장이 회의 도중 쓰러졌습니다. 진단명은 뇌출혈이었습니다. 가족은 일 때문이라고 확신하지만, 회사는 원래 혈압이 높았던 사람이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사고와 달리 질병은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아, 산재보험은 이 판단을 전담하는 기구를 따로 두었습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무엇을 보는지, 가족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결과에 불복하는 길은 어디인지를 정리했습니다.
쓰러진 원인이 일인지 누가 정하나
제38조 제1항은 업무상 질병의 인정 여부를 심의하려고 공단 소속 기관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두도록 했습니다. 줄여서 판정위원회라 부릅니다.
근로자가 요양급여를 신청하면 공단 지사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질병 사건은 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업무 관련성이 가려집니다.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심의 절차, 그리고 심의를 거치지 않는 질병의 범위는 제2항과 제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령이 정합니다.
요컨대 지사 담당자 한 사람이 정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어떤 병이 업무상 질병으로 다뤄지나
위원회가 심의하는 대상은 제37조 제1항 제2호의 업무상 질병입니다. 조문은 네 갈래로 나눕니다.
| 구분 | 조문이 적은 내용 | 예시 |
|---|---|---|
| 가목 | 유해 요인을 취급하거나 노출되어 생긴 질병 |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
| 나목 |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된 질병 | 추락 사고 후 생긴 합병증 |
| 다목 |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질병 | 감정노동 뒤의 우울증 |
| 라목 |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 | 앞의 세 갈래에 딱 들어맞지 않는 업무 관련 질병 |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을 어떻게 판단할지, 예컨대 근무시간을 어떻게 셈하고 어느 정도를 과중하다고 볼지에 관한 구체적 기준은 제37조 제5항에 따라 대통령령과 그 하위 기준에 들어 있습니다.
쓰러지기 전 상사의 폭언이나 실적 압박이 겹쳤다면 다목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조문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직장 내 괴롭힘이나 고객의 폭언으로 생긴 정신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한 질병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정신적 압박을 따로 떼어 주장하기보다, 같은 시기에 함께 작용했다는 흐름으로 정리하는 편이 위원회가 사정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상당인과관계
제37조 제1항 단서가 쓰는 말입니다.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이 관계가 없으면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 업무와 질병이 상당한 정도로 이어져 있어야 한다는 뜻이며, 조문은 업무가 유일한 원인일 것까지 요구하는 문언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원래 고혈압이 있었다면 끝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조문은 질병의 원인이 오로지 업무여야 한다고 적지 않았습니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요구할 뿐입니다. 실무에서는 지병이 있던 사람이라도 업무 부담이 그 병을 자연스러운 경과보다 빠르게 악화시켰다는 점이 드러나면 업무 관련성을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존 질환은 숨길 대상이 아니라 설명할 대상입니다. 평소 혈압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었는지, 쓰러지기 직전 몇 주 사이 업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나란히 보여 주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과로를 증명하려면 무엇을 모으나
위원회는 서류로 판단합니다. 가족의 확신은 자료로 바뀌어야 전달됩니다. 회사가 자료를 내주지 않을 수 있으니 개인이 가진 기록부터 확보하십시오.
- 출퇴근 기록, 사무실 출입 기록, 교통카드와 주차 기록
- 업무용 메신저와 이메일의 발신 시각, 컴퓨터 접속 기록
- 프로젝트 일정표, 교대 근무표, 휴일 근무 내역
- 동료의 진술서와 업무량 변화를 보여 주는 자료
- 건강검진 결과와 평소 진료 기록
시간 기록은 쓰러지기 직전 한 주, 그 전 몇 주, 그 전 몇 달처럼 구간을 나누어 정리해 두면 업무량이 언제 얼마나 늘었는지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불인정 결과를 받으면 어디로 가나
보통의 보험급여 결정은 공단에 대한 심사 청구를 거쳐 재심사로 넘어갑니다. 판정위원회를 거친 결정은 다릅니다. 제106조 제1항 단서는 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보험급여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이 심사 청구를 건너뛰고 곧바로 재심사 청구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때 기한은 같은 조 제3항 단서에 따라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입니다. 심사 청구를 먼저 택해도 됩니다. 어느 길이든 새 자료를 보태는 것이 핵심입니다.
- 불승인 통지서와 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받아 이유를 확인합니다
- 위원회가 부족하다고 본 지점을 보충할 자료와 전문의 소견을 준비합니다
- 심사 청구 또는 재심사 청구 중 하나를 골라 90일 안에 제기합니다
- 재심사 재결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검토합니다
주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제112조에 따라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는 3년, 유족급여는 5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업무상 재해인지 판단이 필요한 최초 청구를 하면 제113조에 따라 그 시효중단의 효력이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치므로, 결과가 불확실해도 청구는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과로로 쓰러진 병이 업무 때문인지는 공단 소속 기관에 설치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심의합니다. 기준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이며, 지병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이 끝나지 않습니다.
결과에 불복할 때는 심사를 건너뛰고 바로 재심사로 갈 수 있고, 기한은 결정을 안 날부터 90일입니다. 근무 기록과 진료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위원회에 낼 자료의 빈틈은 변호사와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38조, 제106조, 제112조, 제11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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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판정위원회에 가족이 직접 출석해 설명할 수 있나요?
심의 절차는 제38조 제2항에 따라 고용노동부령이 정합니다. 출석이나 의견 진술이 가능한지는 해당 지사에 미리 확인하고, 어떤 경우든 서면 자료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회사가 근무 기록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교통카드, 메신저 발신 시각, 동료 진술처럼 근로자 쪽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료로 근무 시간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공단도 조사 과정에서 사업장에 자료를 요구합니다.
불승인 뒤 심사 청구를 꼭 먼저 해야 하나요?
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결정이라면 제10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심사 청구 없이 바로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은 결정을 안 날부터 90일입니다.
쓰러진 뒤 숨졌다면 유족이 따로 청구해야 하나요?
유족급여와 장례비는 유족의 청구로 지급됩니다. 근로자가 생전에 받지 못한 급여가 있으면 그것도 유족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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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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