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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폐 판정 절차, 건강진단기관 진단부터 결정까지
진폐 판정 절차, 건강진단기관 진단부터 결정까지
석재 공장에서 돌을 자르고 다듬는 일을 스물여섯 해 했던 일흔 살 어르신이 계단 몇 칸에 숨이 차 멈춰 서게 되었습니다. 동네 병원에서는 폐 사진에 먼지가 많이 앉았다고만 했습니다. 아들이 근로복지공단에 물어보니 진폐는 다른 산재와 절차가 다르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진폐에 관해 따로 한 장을 두고, 청구에서 진단, 판정, 등급 결정까지 순서를 정해 놓았습니다. 각 단계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와 결과가 나온 뒤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했습니다.
진폐라면 일반 산재 신청과 무엇이 다른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돌이나 금속, 유리섬유를 만지는 일처럼 고용노동부령이 분진작업으로 꼽아 둔 일을 하다 진폐가 생겼다면, 제91조의2에 따라 그것만으로 업무상 질병이 됩니다. 일반 직업병처럼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하나하나 입증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분진작업에 종사했다는 사실과 진폐라는 판정, 이 두 가지가 핵심이 됩니다.
진단을 어디서 받는지도 다릅니다. 본인이 고른 병원의 진단서로 판단하지 않고, 공단이 지정된 건강진단기관에 진단을 맡깁니다. 그래서 아들이 들은 말처럼 절차가 따로 돌아갑니다.
청구는 누가, 무엇을 들고 하나
제91조의5 제1항은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했던 근로자가 진폐로 요양급여나 진폐보상연금을 받으려면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서류를 붙여 공단에 청구하도록 합니다. 지금 그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퇴직한 지 오래된 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준비할 것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분진작업 이력을 보여 줄 자료: 경력증명서, 고용보험 이력, 동료 진술서, 사업장 사진
- 그동안 받은 진폐 건강진단 결과와 흉부 사진이 있다면 그 사본
- 공단 양식의 청구서 (지사 창구나 공단 누리집에서 받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아 경력 서류를 떼기 어렵다면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나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로 근무 기간을 보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건강진단기관의 진단은 어떻게 진행되나
청구서가 들어가면 공단이 움직입니다. 제91조의6 제1항에 따라 공단은 진폐근로자보호법이 정한 건강진단기관에 판정에 필요한 진단을 의뢰해야 하고, 제2항에 따라 그 기관은 진단을 실시해 결과를 공단에 냅니다.
비용 걱정은 덜어도 됩니다. 진단비는 공단이 기관에 지급합니다(제4항). 진단을 받는 근로자에게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금액을 진단수당으로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장해보상연금이나 진폐보상연금을 이미 받고 있는 사람은 진단수당을 받지 못합니다(제5항).
이미 진폐 건강진단을 받았고 그 기관이 흉부 엑스선 사진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낸 경우라면 사정이 또 다릅니다. 제3항은 이때 청구와 진단결과 제출이 이루어진 것으로 봅니다. 따로 청구하지 않았는데 공단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이 때문입니다.
판정은 누가 하고 무엇을 보나
진단결과가 곧 결론은 아닙니다. 공단에는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진폐심사회의가 있고(제91조의7), 공단은 이 회의의 심사를 거쳐 판정합니다.
| 단계 | 하는 곳 | 내용 |
|---|---|---|
| 청구 | 근로자 → 공단 | 서류를 붙여 요양급여·진폐보상연금 청구 |
| 진단 | 건강진단기관 | 공단 의뢰로 진단, 결과를 공단에 제출 |
| 심사·판정 | 공단 (진폐심사회의) | 진폐병형, 합병증 유무와 종류, 심폐기능 정도 |
| 결정·통지 | 공단 → 근로자 | 요양 여부, 진폐장해등급, 연금 지급 여부 |
제91조의8 제1항이 판정 대상을 세 가지로 적었습니다. 진폐병형, 합병증의 유무와 종류, 심폐기능의 정도입니다. 판정 기준 자체는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습니다.
판정 뒤에는 어떤 결정이 나오나
판정 결과를 토대로 공단은 요양급여를 줄지, 진폐장해등급을 몇 급으로 볼지, 그에 따른 진폐보상연금을 줄지를 결정합니다(제91조의8 제2항). 결정 내용은 근로자에게 알려야 합니다(제4항).
합병증 때문에 심폐기능을 재기 어려운 분도 있습니다. 숨이 차서 폐기능 검사를 끝까지 못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공단은 진폐병형을 고려해 등급을 정합니다(제3항). 검사를 다 못 했다고 등급 판단이 막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진폐보상연금은 두 덩어리로 이루어집니다. 제91조의3 제2항에 따라 등급별 진폐장해연금에 기초연금을 더하며, 기초연금 쪽은 등급과 상관없이 최저임금액의 60%를 1년 치로 환산해 정합니다. 요양 결정을 받으면 산재보험 의료기관 중 진폐요양을 맡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결과가 납득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길은 두 갈래입니다.
- 불복: 진폐 급여 결정도 제103조의 심사 청구 대상입니다. 통지를 받아 결정을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90일이 넘기 전에, 그 결정을 내린 지사를 통해 청구서를 냅니다.
- 재청구: 공단의 지급·부지급 결정 뒤라도, 진단을 마친 날로부터 1년이 흐른 시점 또는 요양 종결 시점에 새로 청구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제91조의5 제2항).
재청구의 1년을 기다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진단기관에서 합병증이나 심폐기능의 고도장해로 응급진단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으면 1년이 지나지 않았어도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갑자기 나빠졌다면 이 소견부터 받아 두십시오.
통지를 받으면 확인할 것
· 판정된 진폐병형과 합병증 항목이 무엇인지
· 심폐기능 정도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병형으로 등급을 정했는지
· 결정을 안 날이 언제인지 (90일 계산의 기준)
· 진단이 끝난 날 (재청구 1년의 기준)
정리
진폐는 근로자가 공단에 청구하면 공단이 건강진단기관에 진단을 맡기고, 진폐심사회의의 심사를 거쳐 병형과 합병증, 심폐기능을 판정한 뒤 요양과 등급, 연금을 결정하는 순서로 갑니다. 분진작업 이력을 보여 줄 자료가 청구의 첫 관문입니다.
결정에 이견이 있으면 90일 안의 심사 청구, 또는 1년 뒤의 재청구가 있고 응급진단 소견이 있으면 재청구 시기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작업 이력이 오래돼 증빙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면, 청구서를 내기 전에 노동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서류를 추려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참조 조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2, 제91조의3, 제91조의5, 제91조의6, 제91조의7, 제91조의8, 제91조의9, 제10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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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퇴직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청구할 수 있나요?
제91조의5는 분진작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퇴직 시점보다 분진작업 이력을 보여 줄 자료가 중요하니 경력 서류와 동료 진술을 먼저 모으십시오.
진단은 아무 병원에서나 받아도 되나요?
진폐 판정에 쓰이는 진단은 공단이 진폐근로자보호법상 건강진단기관에 의뢰해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받은 진료 기록은 참고 자료로 함께 내는 것이 좋습니다.
폐기능 검사를 끝까지 못 했는데 등급이 안 나오나요?
합병증 등으로 심폐기능 정도를 판정하기 어려우면 공단은 진폐병형을 고려해 진폐장해등급을 정합니다. 검사를 마치지 못한 사정이 기록에 남도록 해 두십시오.
부지급 결정을 받았는데 바로 다시 청구할 수 있나요?
다시 청구할 수 있는 때는 원칙적으로 진단 종료 후 1년 경과 시점이나 요양 종결 시점입니다. 건강진단기관에서 응급진단이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으면 그 전이라도 청구할 수 있고, 결정 자체를 다투려면 90일 안에 심사 청구를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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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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