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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연금 도입 첫 단계, 규약 작성과 신고

법률정보2026년 10월 20일조회 8

퇴직 연금 도입 첫 단계, 규약 작성과 신고

직원이 스물다섯 명으로 늘어난 설비 업체 대표는 해마다 연말이면 퇴직금 충당 걱정에 잠을 설쳤습니다. 거래 은행 담당자가 퇴직연금으로 바꾸면 매년 일정액을 적립하면 된다며 상품 안내서를 내밀었고, 대표는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금융회사와 계약하기 전에 거칠 단계를 따로 두었습니다. 근로자대표의 동의, 퇴직연금규약의 작성, 고용노동부 신고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규약에는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상품 가입만으로는 왜 도입이 끝나지 않나

퇴직연금은 금융상품이기 전에 회사의 퇴직급여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제13조와 제19조는 확정급여형이든 확정기여형이든 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얻거나 의견을 들어 퇴직연금규약을 작성하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은행이나 보험사와 맺는 운용관리·자산관리 계약은 그 규약을 실행하는 수단입니다. 규약 없이 계약만 있는 상태는 법이 예정한 모습이 아닙니다.

계약도 한 장이 아닙니다. 제28조의 운용관리업무 계약은 운용방법 제시, 제도 설계, 운용현황 기록·통지를 맡기는 것이고, 제29조의 자산관리업무 계약은 계좌 관리, 부담금 수령, 적립금 보관, 급여 지급을 맡기는 것입니다. 자산관리 계약은 근로자나 가입자를 피보험자 또는 수익자로 하는 보험계약이나 신탁계약 방식이어야 하므로, 안내서의 상품이 어느 계약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신고하지 않으면 제48조 제2항에 따라 5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근로자대표의 동의는 언제 필요하고 언제 의견만 들으면 되나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기존에 퇴직금제도를 운영하던 회사가 퇴직연금으로 바꾸는 것은 제4조 제3항이 말하는 다른 종류의 제도로의 변경입니다. 이때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 그런 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반면 새로 성립한 사업은 제5조에 따라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성립 후 1년 이내에 퇴직연금을 설정하면 됩니다.

동의 절차를 빠뜨린 사용자는 제46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과태료가 아니라 형벌이라는 점에서 신고 누락보다 무겁게 다뤄집니다.

주의
동의서를 회람해 서명을 받을 때는 근로자 과반수의 서명인지 날짜와 인원을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나중에 동의 절차가 다퉈지면 서명 명단과 당시 재직자 명부를 대조하게 됩니다.

확정급여형 규약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나

제13조가 열거한 사항은 열한 가지 남짓입니다. 핵심만 묶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퇴직연금사업자 선정, 가입자, 가입기간에 관한 사항
  • 급여수준과 급여 지급능력 확보에 관한 사항
  • 급여의 종류·수급요건, 퇴직 시 지급 절차
  • 운용관리·자산관리 계약의 체결·해지와 해지에 따른 이전
  • 운용현황 통지, 제도의 폐지·중단 사유와 절차, 부담금 산정·납입

가입기간 항목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14조 제2항은 제도 설정 이전의 근로기간도 가입기간으로 할 수 있게 하되,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기간은 빼도록 했습니다. 과거 근속을 넣을지 여부는 회사의 적립 부담을 크게 바꾸므로 규약 작성 단계에서 정해 두어야 합니다.

확정기여형 규약은 무엇이 다른가

회사가 낼 돈이 정해지는 제도라서 부담금과 운용에 관한 항목이 앞에 옵니다.

구분확정급여형 규약 (제13조)확정기여형 규약 (제19조)
중심 항목급여수준, 급여 지급능력 확보부담금의 부담·산정·납입
운용운용현황 통지적립금 운용방법과 정보 제공, 사전지정운용제도
중도인출규정 항목 없음적립금 중도인출에 관한 사항
공통 항목사업자 선정, 가입자, 가입기간, 급여 종류, 계약, 통지, 지급 절차, 폐지·중단제13조 제1~3호, 제6~10호를 그대로 준용

확정기여형에서는 회사가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현금으로 계정에 넣어야 하므로, 납입 시기와 방법을 규약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입니다.

신고는 어떤 순서로 진행하나

  1. 도입할 제도(확정급여형, 확정기여형 또는 둘 다)를 정합니다
  2. 퇴직연금사업자를 고르고 규약 초안을 함께 만듭니다
  3.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거나 의견을 듣고 그 기록을 남깁니다
  4. 운용관리·자산관리 계약을 체결합니다
  5. 규약을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합니다
  6. 도입 후 매년 1회 이상 가입자 교육을 합니다

마지막 단계도 의무입니다. 제32조 제2항은 사용자가 매년 1회 이상 퇴직연금 운영 상황 등에 관해 가입자를 교육하도록 하고, 빠뜨리면 1천만원 이하 과태료입니다. 교육은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위탁할 수 있습니다.

정리

퇴직연금 도입은 금융회사와의 계약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근로자대표의 동의나 의견, 규약 작성, 고용노동부 신고가 먼저이고 계약은 그다음입니다.

동의 누락은 벌금, 신고 누락은 과태료로 이어집니다. 과거 근속 포함 여부나 부담금 납입 방식처럼 규약에서 정할 선택지가 회사 부담을 크게 좌우하므로, 초안을 받은 단계에서 노무와 법률을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노사 사이에 이견이 있다면 변호사와 함께 동의 절차부터 설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5조, 제13조, 제14조, 제19조, 제20조, 제28조, 제29조, 제25조, 제32조, 제46조, 제4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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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은행이 만들어 준 규약을 그대로 신고해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회사 사정에 맞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 근속을 가입기간에 넣을지, 부담금을 언제 납입할지 같은 항목은 회사의 비용 구조와 직결되니 초안을 그대로 쓰기 전에 검토하십시오.

직원 일부만 퇴직연금에 가입시키고 나머지는 퇴직금으로 둘 수 있나요?

제4조 제2항은 하나의 사업에서 급여 및 부담금 산정방법의 적용 등에 차등을 두지 못하게 합니다. 같은 사업 안에서 직원별로 제도를 나누는 설계는 이 조항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규약을 신고한 뒤 내용을 바꾸려면 어떻게 하나요?

제4조 제4항에 따라 내용을 바꿀 때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려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바뀐 규약도 다시 신고 절차를 밟습니다.

직원이 열 명도 안 되는데 같은 절차가 필요한가요?

상시 10명 미만 사업은 제25조에 따라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거나 요구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퇴직급여제도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부담금 납입 등 별도 요건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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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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